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서울고법서 기자회견 열어
일부 회원 눈물 흘려...경찰과는 방역 문제로 마찰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심정지 상태였던 정인이는 심폐소생술로 의식을 회복했다가 검사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습니다. 정인이가 다시 검사를 받지 못했으면, 우리는 사망 원인을 모른 채 양부의 거짓말에 속았을 것입니다. 정인이는 자신의 몸에 남은 증거를 통해 억울함을 알리려고 생사를 오가며 필사의 노력을 했던 것입니다. 정인이 몸이 살인의 증거입니다”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아동학대 사망 사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아동학대 사망 사건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이하 ‘협회’)는 생후 16개월 된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정인이 양모 장모 씨와 아동학대 및 방임 등의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 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인 양의 생전 사진들과 관련 피켓들이 현장을 둘러싸고 있었고, 곳곳에는 추모를 위한 국화꽃이 꽂혔다.

특히 이날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양모와 양부의 항소심 2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날이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양모에게 무기징역을, 양부는 징역 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협회는 양부모가 선고 받은 형량이 죄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기자회견에서 항소심 재판부를 향해 ▲ 양모 장씨 영구 격리 ▲ 양부 안씨 형량 강화 ▲ 아동학대죄 엄벌을 촉구했다. 공혜정 대표는 “양모는 반성은 커녕 죄 없는 16개월 아기를 끔찍하게 살해해 구치소에 들어간 것을 선교를 위한 사명인냥 행세하고 있다”며 “양부 역시 단순히 방임을 한 게 아니라 양모의 학대에 동조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도중 서초경찰서 측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협회 측에 수차례 경고하기도 했다. 협회 회원들이 피켓으로 둘러싸인 빈 공간에서 한 명씩 나와 발언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기자회견이 진행됐으나, 경찰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이유로 불법집회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협회 회원들과 경찰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정인 양 사망 사건에 대한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정인 양 사망 사건에 대한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경찰과의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발언은 진행됐다. 발언에 나선 이들은 자녀를 둔 부모들이었다. 여성 참석자들이 다수였다. 한 발언자는 “정인이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방어할 수 없는 어린 아이다. 입양기관도, 경찰관도 지켜주지 못한 정인이를 법이라도 지켜주길 바란다”며 “정인이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는 모두 아이의 유가족이다. 불법 집회 참가자들이 아니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한 남성 발언자는 양부의 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양부는 양모의 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세 번의 학대 신고에도 적극적인 거짓말로 대처하는 등 양부는 양모가 저지른 모든 학대 행위의 공범”이라며 “거짓말로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정인이가 살 수 있었을지 모른다. 살인 방조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정지 상태였던 정인이가 심폐소생술로 살아났다가 다시 검사를 받고 사망했다. 검사가 없었다면, 우리는 정인이의 사망 원인을 모른 채 양부의 거짓말에 속았을 것”이라며 “정인이는 자신의 몸에 남아있는 증거를 통해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려고 생사를 오가며 필사의 노력을 했다. 정인이 몸이 살인의 증거”라고 눈물을 흘렸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협회는 서울고등법원에 정인 양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양부모의 항소심 재판은 다음 달 15일부터 진행한다. 재판부는 양모 측이 살인할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며 신청한 지인과 평소 양모의 양육 태도에 관해 증언할 검찰 측 증인 1명을 모두 채택했다.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정인 양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정인 양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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