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만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데이트가 인기
시간과 장소 고려한 데이트 ‘#럽스타그램’ 눈치 보여
“자주 못 봐서 아쉽지만, 개인 시간 생기기도”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집 안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적어서 자취방 인테리어를 새로 한다거나 요리를 배우는 등등 집 안에서도 애인을 기쁘게 하기 위한 일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도자기 공방은 김 정민씨 커플의 단골 데이트 스팟이다.(사진제공 = 김정민)
도자기 공방은 김 정민씨 커플의 단골 데이트 스팟이다.(사진제공 = 김정민)

코로나와 함께한 지 벌써 햇수로 2년을 채워가고 있다. 코로나 속에서도 많은 청춘들은 공부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기도 했다. 전쟁통 속에서도 사랑은 싹튼다고, 전염병 시대 속에서도 사랑은 계속되었다.

정예진(23) 씨와 이대규(23) 씨는 올해 10월로 3년차를 맞이한 커플이다. 같은 과 CC로 연애를 시작했다. 김종인(29) 씨와 김정민(24) 씨는 동네 편의점에서 사장님과 알바생으로 만났다. 사랑과 낭만이 가득한 캠퍼스 생활과, 알바 후 같이 퇴근하며 집 근처 공원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즐기는 일상은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코로나가 바꾼 가장 큰 차이는 ‘마스크’다. 숨쉬기도 불편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것은 큰 불행이다. 똑같은 실내 혹은 야외 데이트라고 할지라도, 사람이 많이 밀집되어 있지 않은 장소 위주로 데이트하며 미술관, 연극, 영화관 등 밀폐된 공간에서의 데이트는 기피하게 되었다. 또 떳떳하게 ‘#럽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릴 수도 없게 되었다. 정 씨는 “방역수칙을 어긴 것도 아니지만, 괜히 놀러 다닌다고 티내기에는 괜히 찔리고. 눈치도 많이 보여서 집 데이트나 프라이빗 플레이스를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코로나는 장소와 시간 그리고 주변 인원까지 고려해서 만나게 만들었다.

프라이빗 플레이스에서 Talk, Play, Love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라이빗 플레이스가 요즘 뜨는 데이트 코스이다. 호텔이나 집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요즘은 소수정예 공방이나, 예약제 카페, 식사도 룸을 예약하는 등 프라이빗 공간을 찾는 사람도 많다. 정 씨는 최근 룸에서 한우 오마카세를 즐기려다 실패했다. 코로나로인해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룸은 진작 예약이 찼기 때문이다. 정 씨는 “인스타 스토리를 올리는 친구들만 보더라도 곱창집이나 삼겹살집처럼 사람이 많은 곳보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식당을 가는 것 같다”며 “이전에는 사람이 많으면 맛집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소수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정 씨가 다녀온 프라이빗 카페 (사진제공 = 정예진)
정 씨가 다녀온 프라이빗 카페 (사진제공 = 정예진)

정 씨는 강릉으로 데이트를 다녀왔다. 데이트를 위해 선택한 장소는 바로 프라이빗 카페였다. 독채건물을 세 구역으로 나누어 대여하며, 구역 당 1시간 30분씩 사용이 가능하다.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예약이 가능하고, 해당 시간 동안은 예약자만 이용 가능하다. 카페의 주인은 예약을 확인하고, 주문한 음료를 제조한 뒤 커플을 위해 자리를 비워준다. 오롯이 둘만을 위한 공간이 된 것이다. 사용하는 사람도 둘 뿐이니 눈치 보지 않고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다. 정 씨는 “프라이빗 카페에서는 산 속에 있어서 경치사진도 좋았고,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며 “넓은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일행은 화장실에서 잠깐 마주친 게 전부였다”고 후기를 전했다.

김 씨 커플은 코로나 이후 공방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향수부터 네온사인 만들기, 유리 공예까지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들이 열리고 있다. 특히 도자기 공방은 세 번이나 방문했다. 공방은 체험하는 커플과 클래스 선생님까지 세 명이서 소수정예로 운영하기 때문에 코로나 확산 걱정도 덜하다. 김(24) 씨는 “원래 스키장, 온천, 수영장 등 활동성 있는 활동과 체험을 좋아했지만 공방은 둘이서만 할 수 있는 개인적인 활동이고, 같이 무언가를 만드는 게 의미 있다”고 전했다.

같이, 또 따로

코로나로 인해 함께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뜻은, 개인에게 투자할 시간이 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처음 코로나가 도래했을 때에는 매일 만나다가 보지 못하게 되니 곤욕과도 같았다. 정 씨는 “매일 보던 얼굴을 영상으로 봐야 하니 그게 속상해서 초반에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반면 코로나로 생긴 개인시간에 자기개발을 하는 추세다. 코로나 이전에는 개인생활보다도 데이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 코로나로 만나지 못하는 시간 동안 운동도 꾸준히 하고 공부도 하며 개인의 시간을 갖고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김(24) 씨는 자격증 공부도, 최근에는 운동도 시작했다. 김(29) 씨 또한 코로나로 생긴 개인시간에 운동을 하며 10kg 가량 증량했고, 근육을 키우며 몸 관리에 흥미를 붙였다.

김(24) 씨는 “만나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시간도 소중해져서 더 성숙한 연애를 하는 것 같다”면서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못했던 실내 데이트도 실컷 하고싶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