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편리성, 회사의 가치관 등 다양한 요소 고려
휴대폰은 삼성-애플 박빙, 노트북은 LG·태블릿은 애플
스티커로 개성 있는 휴대폰을 만드는 MZ세대 ‘폰꾸족’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LG가 모바일 사업을 정리하며 국내 시장은 본격적인 애플과 삼성의 점유율 경쟁이 시작됐다. 휴대폰뿐 아니라 태블릿PC와 노트북, 스마트 워치와 무선 이어폰까지 MZ세대가 선호하는 제품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그들에게 물었다.
어떤 휴대폰을 쓰느냐는 개인의 취향
케이스 와 UI 등 디자인 요소뿐만 아니라 회사의 가치관과 편리성 등 다양한 요소가 MZ세대의 구매요인으로 작용했다.
김타미(27) 씨는 애플의 가치관 때문에 애플 제품을 사용한다. 애플의 이모티콘은 성별과 인종을 한정하지 않고 다양성을 포용한다. 또한 프로덕트 레드 제품은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에이즈 치료 후원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그 이유만으로 처음 프로덕트 레드가 나왔을 때 김 씨는 빨간색 아이폰을 샀다고 전했다. 다른 기기와의 연동이나 디자인은 뒤따라오는 장점이다. 아이패드, 아이맥 등 휴대폰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 되어 있는 기기라면 전화도 문자도 메일도 전부 받을 수 있고, 페이스타임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김 씨는 “심플하고 정돈된 기본 UI 디자인도 그렇고 아이폰끼리 주고받는 메시지는 서로 스티커도 붙여주며 카카오톡의 이모티콘과는 느낌이 다르다”고 전했다. 애플이 삼성과 외산 휴대폰과 달리 독자적인 운영체계(iOS)를 사용하는 만큼 독자적인 기능에 메리트를 느꼈다.
직장인 원지혜(25) 씨는 통화 녹음 기능, 삼성페이 기능 등 편리함과 익숙함에 줄곧 갤럭시만 사용하고 있다. 서비스센터가 많고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한몫한다. 애플 특유의 디자인과 아이폰 카메라만의 감성 때문에 ‘환승’을 고민하다가도 아이폰은 한국에서 사용하기엔 어렵고 불편한 점이 있을 것 같다며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 워치, 무선 이어폰, 휴대폰 따라가요.
지난 2016년 가을, 애플이 ‘에어팟’을 출시하며 무선 이어폰은 주목받는 제품이 됐다. 최근에는 편리함뿐만 아니라 음질 향상과 노이즈 차단에 주력한 프리미엄 제품도 인기다. 한국 갤럽이 지난 6월 8일 공개한 2012-2021 스마트폰 사용률 & 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 기준 무선 이어폰 사용률은 2020년 8월 41%에서 2021년 6월 51%로 늘었다. 20대는 79%가 무선 이어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폰 사용자 중에서는 61%가, 애플폰 사용자 중에서는 80%가 무선 이어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과의 쉬운 연동과 호환성의 이유로 무선 이어폰과 스마트 워치는 같은 브랜드를 사용했다. 무선 이어폰이나 스마트 워치가 곁에 있다면 연동만으로 음악을 재생하거나, 잠금 해제할 수 있다. 최근 애플워치를 구매한 김예은(25) 씨는 “워치로 필요한 연락에 바로바로 대답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면서 얼굴로 잠금 해제가 소용없었는데, 워치로 잠금 해제하는 기능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환승’ 어렵지 않더라
한국 갤럽의 2012-2021 스마트폰 사용률 & 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중 65%가 다음에 구입할 브랜드로 삼성을, 20%는 애플을 응답했다. 일상에서 다양한 스마트폰 기반 플랫폼 서비스 사용 경험과 데이터가 누적되며 다른 운영체계로 쉽사리 이전하지 못하는 락인(lock-in) 효과가 강화됐다. 그러나 MZ세대는 더 이상 사용할 이유가 없다면 다른 스마트폰 브랜드로 바꾸는 데에도 긴 고민을 하지 않았다.
양서준(27) 씨는 2년 전 애플폰에서 삼성폰으로 휴대폰을 바꾸었다. 양 씨는 “이어폰 잭을 없앴고, 잦은 발열과 추위에 꺼지는 현상과 함께 높은 AS 비용을 생각하니 아이폰을 계속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고 전했다. 박진경(26) 씨 또한 “어느 순간부터 아이폰은 똑같다고 느꼈다”며 브랜드를 바꾼 이유를 밝혔다.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스마트 스위치’로 애플에서 갤럭시로 단말기를 옮기기도 쉬웠다. 또한 “갤럭시로 바꾼 뒤 ‘삼성페이’ 덕분에 지갑 없는 삶을 누린다며 애플로 못 돌아 갈 것 같다”고 전했다.
노트북은 LG가, 태블릿PC는 애플이 선점
삼성 제품으로 전부 환승한 박 씨도, 애플 제품으로 전자기기를 맞춘 안 씨도 사용하는 노트북은 모두 LG의 제품이었다. 그 이유로 가벼움과 운영체제를 꼽았다. 복학생 안정언(25) 씨는 “디자인이나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에게 ‘맥북’이 편리하고 좋은 노트북일 수 있겠지만, 문서작업을 더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익숙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그램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원 씨는 “노트북을 구매할 때 노트북은 ‘그램’ 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삼성 노트북을 쓰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램이 유행이기도 했고 가볍다는 강점으로 마케팅해서 끌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태블릿 PC 분야에서는 아이패드의 지지가 우세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직접만든 속지를 ‘노타빌리티’, ‘굿노트’ 등 아이패드 전용 필기 앱에서 공유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김 씨는 “요즘은 노트북보다 패드를 더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필기앱도 잘 되어 있고, PDF파일이 있으면 어플 내에서 사진을 첨부하거나 필기하고 공유도 할 수 있어 편하다”고 전했다. 삼성 제품을 주로 사용하는 박 씨는 태블릿PC만은 애플의 아이패드를 사용한다. 박 씨는 “패드에서만 공유할 수 있는 다이어리와 스티커 파일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아이패드 이용자가 많고 시장도 선점했기 때문에, 원하는 자료도 갤럭시탭 보다 아이패드용이 더 많다”고 전했다.
케이스 말고 내가 꾸민 나만의 휴대폰
스티커와 필름을 붙여 휴대폰을 직접 꾸미는 게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특히 Z플립 사용자들은 외부화면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캐릭터의 이미지를 ‘움짤(gif파일)’의 형태로 적용하고 있다. 여닫을 때와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볼 수 있는 만큼 사용자들의 만족도 높다.
삼성전자도 ‘폰꾸’에 적극적인 공략을 보이고 있다. 이번 Z플립3 출시에 앞서 사전예약자에게 일부 액세서리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커스터마이징을 적극 유도하고 홍보했다. 또 카페 노티드와 위글위글, 커피빈, 젝시믹스 등 다양한 업종의 브랜드와 협업한 액세서리도 내놓았다. 폰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향후 액세서리 제휴 브랜드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박 씨는 “스티커가 많아서 있는 스티커를 활용해 그때그때 하고 싶은 느낌으로 폰을 꾸민다”고 전했다. 또한 “꾸미고 싶어서 Z플립을 사는 친구도 많다”고 덧붙였다. 달마다 콘셉트를 잡아 휴대폰을 꾸민다는 김예은(25) 씨는 “좋아하는 것들로 휴대폰을 꾸미는 재미도 있고, ‘덕질’하면서 ‘폴꾸’하고 ‘필꾸’하는 사람들이 휴대폰도 꾸미는 것 같다. 다들 센스 있고 멋지게 잘 꾸며서 친구는 어떻게 꾸몄는지 보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