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습니다.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각종 SNS를 타고 유권자에 전달됩니다. 대선후보의 SNS 발언이 좀 더 명확하고 깨끗하게 유권자에 전달되도록 돕기 위해 <뉴스포스트>가 20대 대선 특집으로 '대선후보 SNS 발언 검증대, 스낵 팩트'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팩트 평가를 위해 최종 판정은 법조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팩트체크 평가위원회'검토를 거칩니다.

[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별로 유권자가 궁금해할 만한 발언 1가지를 선정했다.

 

심상정 후보

"지금 간호사 1명이 25명 환자를 감당하고 있다"

2021.12.06. 페이스북

[검증 내용]

심상정 정의당 후보 (사진=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사진=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간호사 1명당 25명 환자를 감당하는 수준으로는 어떤 간호사도 환자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공공병원 증설 및 간호인력을 확대 모집하는 중장기적인 근본대책도 서둘러 수립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간호사 1인당 환자수는 얼마나 되는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팩트체킹했다.

국내 논문들은 대체로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15~16명으로 추산하고 있었다. 2016년 간호행정학회지에서 발간된 ‘의료법에 의거한 의료기관 종별 간호사 정원기준 충족률 추이 분석’에 따르면, 국내 종합병원의 간호사 1인당 환자수(Estimated patients per RN by shift)는 1996년 21.8명에서 2013년 16.3명으로 감소했다.

(자료=‘의료법에 의거한 의료기관 종별 간호사 정원기준 충족률 추이 분석’)

‘간호근무환경과 간호결과와의 관련성 및 간호사 업무 부담에 대한 내용분석(2014, 고유경)’ 논문에 따르면, 종합병원 간호사 2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간호사 1인당 환자수는 평균 15.3명이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치이다. 코로나 이후 간호사 1인이 담당하는 환자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562개 기관 중 간호등급 기준 미달 기관이 93개소였고, 이들의 간호사 1인당 환자수는 최소 29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료법상 간호사 1인이 12명의 환자를 보게 되어있지만 현실은 간호사 1명당 평균 18~25명을 맡고 있는 상태”라며 “환자를 돌보는 가족과 간병인까지 더하면 간호사는 최소 30여명을 챙겨야 한다. 간호사들이 지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법적으로 명시된 간호사 정원 기준도 지켜지지 않았다. ‘의료법에 의거한 의료기관 종별 간호사 정원기준 충족률 추이 분석’에 의하면, 간호사 정원기준 충족률은 2013년 기준 종합병원 63%, 병원 19%, 의원 63%로 낮았다. 보고서는 “환자중증도가 가장 높은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도 포함되어 있음)조차도 37%가 간호사 법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자료=한국의 사회동향 2016)
(자료=한국의 사회동향 2016)

외국은 어떨까? 통계청이 2016년 작성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따르면, 타 주요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많았다. 한국(16.3명), 독일(13명), 영국(8.6명), 스위스(7.9명), 미국(5.3명) 순이었다. 특히 종합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의 경우 한국의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45명에 달해 인력 부족이 현저하게 드러났다.

(자료=OECD 보건통계 2021)
(자료=OECD 보건통계 2021)

OECD가 제공한 자료에서도 우리나라 간호사 인력은 부족한 편이었다. ‘OECD 보건통계 2021’에 따르면, 인구 1천명당 간호인력(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수는 7.9명으로 OECD 평균(9.4명) 보다 적었다. 간호조무사를 제외한 전문 간호사의 수는 더 부족했다. 한국의 1천면당 간호사 수는 4.2명으로 OECD 평균(7.9명)의 절반에 불과했다.

의료계는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의료법 상에는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12명으로 명시돼있지만 법적으로 제한하지는 않는다. 지난 9월에는 법제화를 통해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축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12월 기준 동의수가 10만명이 넘었다.

글을 쓴 청원인은 “식사와 화장실을 포기하며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위장병, 방광염에 시달리고 있고 불규칙한 교대제 생활로 인해 수면장애에 시달린다”며 “캘리포니아와 호주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의료법은 강제조항이나 처벌조항이 없어 12명이라는 권고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동의수가 10만이 넘어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자동 회부된 상태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추산한 보고서들은 대체로 15명 안팎의 숫자를 보였다. 다만, 이러한 수치가 코로나19 이전의 숫자인 것을 고려했다. 코로나 이후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병원마다 편차는 있지만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20명이 넘는 곳이 다수 있었다. OECD 등 국제 통계는 국내 간호사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업무 부담이 과도하다며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참고 자료]

의료법에 의거한 의료기관 종별 간호사 정원기준 충족률 추이 분석 (간호행정학회지)

간호근무환경과 간호결과와의 관련성 및 간호사 업무 부담에 대한 내용분석(2014, 고유경)

2016 한국의 사회동향

OECD 보건통계 2021

청와대 국민청원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 축소에 관한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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