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찾아준다며 접근...피해 사례 다수
‘강아지 탐정’ 주장 B모씨, 현재 연락 두절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A모 씨는 지난해 5월 외출하다가 반려견을 잃어버렸다. 의심되는 장소를 샅샅이 뒤져봤지만, 반려견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다급한 마음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 반려견 실종에 대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때 올린 게시물이 A씨에게 더 큰 상처를 안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A씨에 따르면 반려견 실종사고로 힘들어하던 그에게 자신을 ‘강아지 탐정’이라고 주장한 B모 씨가 연락을 취했다. B씨는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보여주며, 실종 반려견을 견주들에게 찾아줬다고 소개했다. 블로그에는 구조된 반려견의 견주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B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메신저 캡처 사진과 댓글들이 있었다.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B씨에게 입금했다. 그는 “B씨가 ‘반려견을 못 찾을 경우 전액 환불해주겠다’며 100만 원을 요구했다”며 “찾아 준 후 드리겠다고 했으나, B씨가 ‘강아지를 찾고 나면 돈을 주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선결제를 강하게 주장했다. 저는 제 반려견을 너무 찾고 싶은 급한 마음에 바로 입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실종된 반려견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A씨는 “중간중간 문자와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약속했던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데 도통 강아지에 대한 소식이 없었다”며 “B씨는 제게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했다. 희망을 놓지 못한 채 그 말을 바보같이 믿었고,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다”고 말했다.

실종된 반려견을 찾지도 못하고, B씨와 제대로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 길어지자 A씨는 포기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계약해지와 환불을 요구하려고 연락할 때마다 B씨는 계속 절차를 미뤘다”며 “‘병원이다’, ‘휴대전화가 망가졌다’ 등의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B모 씨 블로그에 남겨진 댓글들.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B모 씨 블로그에 남겨진 댓글들.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견주들 절박한 심정만 노려”

울분이 터지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A씨는 B씨가 소개했던 블로그를 다시 봤다. 블로그에는 A씨와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견주들이 있었다. 이들은 “저도 (B씨에게) 의뢰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 “(B씨에게) 사기당한 사람들 정말 많다. 포털사이트에 검색만 해도 유명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실제로 <뉴스포스트>가 B씨가 사용했던 연락처를 사기피해 방지 앱 ‘더치트’에 검색해본 결과 7일 기준 18건의 피해 사례가 등록돼 있었다. 피해 내용은 A씨의 사례와 비슷하다. 실종 반려견을 찾아준다는 명목으로 반려인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이후 잠적했다는 것이다. 

A씨는 “반려견을 잃어버린 견주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악랄한 사기와 희망고문”이라며 “‘강아지 탐정’만 믿고 바보처럼 더 찾아다니지 않은 제 스스로가 원망스럽다. 피해자 분들 중에는 아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어린 학생들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A씨는 본지에 현재까지도 반려견을 찾지 못했다고 알렸다. B씨로부터 환불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연락도 닿지 못하는 상황이다. 본지 역시 B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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