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며 화제 인물로 부상한 이가 있다. 인기 유튜버 프리지아다. 아름다운 외모와 당당한 성격, 그리고 ‘금수저 이미지’는 그의 주요 인기 요소다. 예쁘고 자신감 넘치는 데다 고가의 명품을 턱턱 사는 재력에 MZ 세대는 열광했다. 특이하게도 노력으로 이룬 부가 아닌 타고난 ‘수저’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열광은 급격히 가라앉았다. 직접 구매했다며 유튜브 콘텐츠로 활용한 고가의 명품들 일부가 사실은 ‘짝퉁’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금수저 이미지가 주요 인기 요소로 작용했던 그에게 가품 논란은 치명적이었다. 허황된 부를 선망했던 대중들은 ‘기만’ 당했다며 분노의 화살을 프리지아에게 돌리고 있다. 물질만능주의가 만들어 낸 스타의 탄생과 위기가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는 물질만능주의에 ‘절여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소비 트렌드라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만 봐도 그렇다. 작은 물건을 구매할 때 기왕이면 명품과 같은 고가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플렉스(Flex)’, ‘소확행’, ‘MZ세대 소비 성향’으로 줄곧 포장되지만 불필요한 과소비인지 의심하는 목소리는 극히 드물다.
실제로 스몰럭셔리는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 상승의 원인이기도 하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한화 약 15조 8800억 원으로 직전년보다 4.6% 증가했다. 명품 시장만 보면 주요 경제대국과 맞먹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치솟는 집값으로 서민들의 곡소리가 끊임없다는 대한민국의 이야기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한대 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이른바 ‘슈퍼카’ 시장이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은 국내에서 벤틀리 등 7개 슈퍼카 브랜드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1%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력에 비해 비싼 차를 구매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카푸어(Car poor)’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한편 프리지아 사건은 이제 마무리되는 듯하다. 논란의 당사자는 지난 17일 SNS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관련 콘텐츠를 삭제했다. 이제는 개인을 향한 비난은 멈추고 한국 사회의 도 넘은 물질 선망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유튜버 한 명만 욕 먹고 끝낼 게 아니다. 단지 금수저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찬양하는 분위기는 사라져야 한다. 경제력 이상의 과소비가 ‘멋’으로 포장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