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주가영 기자] 은행들이 정부와 당국의 주문에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모양새다. 

기준금리로 적용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를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기준금리로 적용되는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를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기에 금융소비자 이자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사가 협력해야 한다”며 “취약계층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금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금리 인하 또는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케이뱅크는 지난 22일부터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1%포인트 낮췄다. 일반전세는 연 0.41%포인트, 청년전세는 연 0.32%포인트 낮췄다. 일반전세의 금리는 연 3.03~4.36%로, 청년전세 금리는 연 2.85~3.17%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보유 중인 주담대 금리 그대로 기간만 5년 연장이 가능해져 매달 상환하는 원리금을 낮췄다.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확대한다. 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 한도는 대면 기준 최고 1.0%에서 1.1%로 상향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5%포인트, 0.55%포인트 낮췄다. 우리은행은 오는 8월 말까지 주담대 상품에 대한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부동산대출 신규고객을 위한 금리우대쿠폰(연 0.1%포인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앞서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40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다만 금리가 인상되면서 사실상 그 효과가 상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도 영리기업인데 무조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은행들 역시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세를 고려해 수신금리와 대출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당국에서 눈치를 주니 검토는 하지만 수익성은 제한되고 충당금은 쌓아야 하고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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