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언노운월즈 창업주 2인, 대표이사 경질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 2025년→2026년으로 연기
'서브노티카의 아버지' 없는 '서브노티카2' 걱정하는 팬들
비즈니스 모델 변화 우려에 "소액결제 도입 안한다" 약속

찰리 클리브랜드 언노운월즈 창업주는 경질 뒤인 지난 5일(현지 시간) 심경을 밝혔다. (사진=찰리 클리브랜드 X) 
찰리 클리브랜드 언노운월즈 창업주는 경질 뒤인 지난 5일(현지 시간) 심경을 밝혔다. (사진=찰리 클리브랜드 X) 

[뉴스포스트=김윤진 기자] 크래프톤의 언노운월즈 임원 경질 배경에 국내외 게임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창업주는 24년간 몸담은 회사를 떠난 직후 심경을 토로했고, 크래프톤은 최고의 게임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언노운월즈는 누계 1800만 판매를 기록한 '서브노티카' 시리즈 개발사다. 크래프톤이 2021년 창업주 등 8인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서브노티카는 외계의 바다를 무대로 한 수중 생존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번 리더십 교체로 창업주 찰리 클리브랜드와 맥스 맥과이어가 하차했다.


창업주가 말하는 언노운월즈의 '일하는 방식'


찰리 클리브랜드 창업주는 '파도란 수천 개의 물방울이 아닐까?(What is a Wave but a Thousand Drops?)'라는 제목의 글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X'에 지난 5일(현지 시간) 게재했다. 여기에는 언노운월즈의 개발 문화,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모회사 크래프톤과의 이견 등이 담겼다.

이 제목은 비유적인 표현이다. 파도를 '게임', 물방울을 '팬들의 의견과 응원'으로 해석하면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만들어나가는 것이 게임'이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클리브랜드 창업주는 '얼리액세스'를 통한 의견 수렴의 중요성을 '문브레이커'의 흥행 실패로 깨달았다고 한다. 서브노티카 원작은 커뮤니티에서 제안하는 아이디어로 성공할 수 있었지만, 문브레이커 프로젝트에서는 커뮤니티보다 제작진의 견해를 중시한 끝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발매 예정인 '서브노티카2'는 원작의 개발 방식으로 돌아갔다. 클리브랜드 창업주는 서브노티카2를 얼리액세스 론칭하고 팬들과 함께 완성해나갈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지만, 크래프톤은 생각이 달랐던 모양이다.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는 내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그는 끝으로 "론칭 시기를 결정할 권한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결정권이 크래프톤에 있다"며 "내가 차린 회사에서 이제 일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이 쓰라리다"라고 말했다.

서브노티카2의 한 장면. (사진=서브노티카 유튜브 채널)
서브노티카2의 한 장면. (사진=서브노티카 유튜브 채널)

서브노티카2의 '근본' 우려하는 팬들


클리브랜드 창업주의 글에는 크래프톤을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프로젝트에 '서브노티카의 아버지'가 참여하지 않는데, 개발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크래프톤은 언노운월즈에서 창업주 2명과 테드 길 대표를 내보내고, 신임 대표로 스트라이킹 디스턴트 스튜디오(SDS)의 스티브 파푸트시스 대표를 선임했다. SDS 역시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로, 대표작은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다.

게임은 영화처럼 디렉터의 영향력이 강하다. '데드 스페이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글렌 스코필드 사단이 SDS에서 만든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데드 스페이스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불렸을 정도다. 스코필드는 SDS 초대 대표를 지냈고, 2대 대표인 파푸트시스도 데드 스페이스 후속작들의 총괄 PD였다.

그런데 파푸트시스는 언노운월즈와 접점이 없는 인물이다. 단, SDS의 경영 전략을 세우고 대형 타이틀 개발을 책임진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는 적임자로 볼 수도 있다.


"서브노티카2에 랜덤박스·배틀패스 없을 것"


언노운월즈도 이 같은 팬들의 우려를 의식한 듯, 서브노티카2 커뮤니티에 공지사항을 올렸다.

언노운월즈는 공지를 통해 "언노운월즈 리더십 변화에 관한 우려가 많은 걸 알고 있다"며 "서브노티카2에 구독 상품, 랜덤박스, 배틀패스, 소액결제 모델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 구성에 관해서는 "지난 몇 년간 게임을 만들어온 팀에는 변함이 없다"며 "서브노티카 시리즈 베테랑 개발자들,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합류한 신규 개발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얼리액세스를 통해 커뮤니티와 함께 서브노티카 2를 개발하겠다는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미 플레이테스트를 통해 수백 명의 피드백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도 서브노티카2 개발 방향성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9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정은 전적으로 팬들이 기대하는 최고의 게임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 론칭 일정을 2025년에서 2026년으로 연기한다고 10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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