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재부 “철도공단에 중재대해 경고조치 통보...종합 점수가 높았다”
- 철도공단 “고용노동부 안전평가서 A등급, 9월 개선계획 제출할 것”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경영실적 평가에서 ‘A’를 받은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중대재해를 범한 공공기관에 페널티를 주겠다고 밝힌 홍남기 부총리의 기준과 달라서다. 철도공단이 지난해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 5건의 재해사망 발생한 바 있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왼쪽 넷째)이 23일 행신역 승강장 개량사업 현장을 방문해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왼쪽 넷째)이 23일 행신역 승강장 개량사업 현장을 방문해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기재부는 지난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기재부는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2019년도 경영실적 평가에서 안전사고와 채용비리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며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관은 확실하게 페널티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특징으로 사회적 가치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안전과 환경, 상생, 윤리경영, 일자리 등 사회적 가치를 평가 기조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공공기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안전평가의 배점을 2점에서 6점으로 확대했다. 또 적부평가제를 도입해 중대재해를 범하고 귀책사유가 있는 공공기관에 대해선 안전평가 배점을 ‘0’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정작 베일을 벗은 129개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가 밝힌 평가 기조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재해사망 5건이 발생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경영평가에서 최고 우수등급에 해당하는 A를 받으면서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공공기관 사고성 산재 사망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철도공단이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암반 스크류 교체 작업 중 충돌 △가시설의 띠장 탈락으로 기둥 콘크리트 충돌 △폐목재 실은 트럭 미끄러짐 끼임사고 △거푸집 형틀 이송 후진 트럭 충돌 △상부 강화노반 작업 후 법면하부 이동 중 추락 등으로 현장 근로자 5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철도시설공단에 중대재해와 관련해 지난 22일 경고조치를 통보하고 개선계획을 제출할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다”며 “공단이 최종 경영평가에서 A를 받은 것은 안전 분야 이외의 다른 부분의 평가가 종합적으로 높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단 측은 “지난해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하고 시행한 522건의 공사 현장에서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기재부에 관련 개선계획을 9월 중으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평가보고서가 아직 배포되지 않아 어느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경영관리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경제성을 이유로 소외됐던 지역에 신규 철도망을 확충하는 노력과 철도시설을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혁신하는 노력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철도공단은 △구 대구선 철도부지 영천시 도로확장 지원 △경부선 동대구역-경산역 중산지하차도 신설 △경부고속철도변 방음벽 830m 개량·신설 등 생활밀착형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한편, 철도공단은 지난 4월 고용노동부가 12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발표한 ‘2019년 공공기관 안전활동 수준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당시 평가에서 철도공단은 △사고Zero 달성을 위한 현장중심 안전경영 활동 전개 △협력업체 안전관리비용 현실화 △스마트 안전장비 현장배치 확대 등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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