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성 45.9%·여성 61.5% “결혼 안 해도 돼”
소득 문제보다 가치관...미혼여성에게 두드러져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30~40대 미혼율이 증가하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은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과 출산 등을 포기한 세대라며 ‘N포 세대’로도 불린다. 하지만 통계 결과는 달랐다. 경제적 문제가 아닌 개인적인 가치관 등의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13일 통계개발원은 이날 지난해 정책·경제·인구·사회통계 분야 연구 결과를 담은 ‘2020년 통계개발원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박시내 통계개발원 서기관의 보고서 ‘한국사회의 혼인·출산 특성과 이행’에서는 결혼에 대한 30·40세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보고서는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를 인용해 2,500여 명의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상당수가 ‘결혼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30~44세 미혼 남성 45.5%, 여성 21.4%만 ‘결혼을 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남성 45.9%, 여성 61.5%로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했다. ‘하지 않는 게 낫다’는 남성은 6.4%, 여성은 15.5%다.

전국출산력및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2018년)에 따른 30~44세 미혼남녀 2,500여 명의 결혼 필요성에 대한 견해. (표=통계개발원 제공)
전국출산력및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2018년)에 따른 30~44세 미혼남녀 2,500여 명의 결혼 필요성에 대한 견해. (표=통계개발원 제공)

결혼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혼남성은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18.4%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이어 ‘소득이 적어서’가 15%, ‘혼기를 놓쳐서’는 10.9% 순이다. 미혼여성은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23.4%, ‘일에 충실하고 싶어서’ 15.2%,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12.4%로 미혼남성과 순위에 차이가 있다.

상당수의 남성과 여성 모두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과 출산 등을 포기했다며 이들을 ‘N포 세대’라고 지칭하지만, 통계 결과는 달랐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는 돈 문제보다 결혼 상대에 대한 기준 등 개인적인 가치관이 더욱 큰 이유였다.

전국출산력및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2018년)에 따른 30~44 미혼남녀 2,500여 명의 결혼하지 않은 주된 이유. (표=통계개발원 제공)
전국출산력및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2018년)에 따른 30~44 미혼남녀 2,500여 명의 결혼하지 않은 주된 이유. (표=통계개발원 제공)

특히 여성들에게 결혼은 더 이상 돈 문제가 아니었다. 소득이 적어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여성은 전체 응답자의 2.6%밖에 되지 않았다. 대신 ‘결혼보다 일에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다’는 응답과, 아예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남성이 결혼을 하지 않은 데에 경제적인 부담은 여전히 유효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박 서기관은 “개인주의와 현재주의 가치관을 내면화한 청년층은 결혼에 대해서 회의적이며, 특히 청년여성에게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하다”며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필요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인구 특성이나 경제적 요인보다 결혼과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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