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혼 인구 증가추세…남성 두 명 중 한 명 ‘미혼’
비혼 선택 이유 “男 경제적 부담, 女 육아 부담”
“일만 해도 살만하다면…보육 문제 해결된다면”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비혼(非婚)’ 포기일까 또 다른 선택일까. 미혼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30대의 미혼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30대 남자 두 명 중 한 명이 현재 미혼 상태일 만큼 ‘결혼 적령기’인 30대 미혼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는 모습이다. 쉼 없이 오르는 집값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고용불안 등은 젊은 층의 결혼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인구·가구 기본 항목’에 따르면, 미혼 인구가 5년 전과 비교해 30만 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기준 미혼 인구는 1,368만 8,000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31만 2,000명(2.3%)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결혼 적령기’로 불리는 30대의 미혼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30대 미혼 인구는 281만 5,000명으로 5년 전보다 13만 5,000명(5.0%) 늘었다. 30대 미혼 인구 비중도 6.2% 포인트 증가한 42.5%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남성의 경우 미혼 인구 비중이 같은 기간 6.6% 포인트 늘어난 50.8%로 50%를 넘어섰다. 여성은 33.6%로 5.5% 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혼인 건수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당월 혼인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41건(-7.9%) 감소했다. 혼인 건수 감소는 2015년부터 7년째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비혼 선택 이유 ‘경제적 부담, 육아 부담’
이들은 비혼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인 부담’과 ‘출산·육아 부담’을 꼽았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콜이 성인남녀 849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가족관’에 대해 공동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0%가 결혼 의지에 대해 ‘비혼 주의’라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남성은 ‘경제적 여건 부족(56.9%)’을, 여성은 ‘결혼 후 이어지는 출산·육아에 대한 부담(25.7%)’를 비혼의 이유로 꼽았다.
자발적인 이유, 비자발적인 이유로 비혼을 선택한 이들에게 ‘결혼하고 싶은 사회’에 대해 질문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비혼을 선언한 박기윤(가명·34) 씨는 “열심히 일만 해도 충분히 먹고살 만한 사회가 되면 결혼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을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는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등 팍팍한 삶을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다. 주변 친구들만 봐도 연애 자체를 ‘귀찮은’ 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결혼은 물론 연애도 ‘선택’하는 시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애는 하고 있지만 비혼을 결심한 김민지(가명·40) 씨는 “비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집값 문제도 있지만 출산·육아 부담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김 씨는 “주변 친구들만 봐도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인다. 전문직에 종사하던 친구는 아이가 아플 때마다 눈치를 보며 연차를 사용하다 결국 파트타임으로 자리를 옮겼다. 본인의 인생을 희생하면서까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게 과연 맞는 일인가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혼하고 싶게 만드는 사회는 ‘육아’에 대한 부담이 적은 사회다. 아이를 완벽하게 관리해 줄 수 있는 시설이 있거나, 갑작스럽게 아이가 아파 휴가를 내는 경우 대체할 인력이 충분히 갖춰지는 등의 사회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