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관광’
‘플로깅 투어’로 경치도 보고 쓰레기도 주워
‘지구별 약수터’와 ‘다회용컵 보증금’등 환경을 위해 노력

[뉴스포스트=조유라 기자] 이제는 실천하면 좋은 ‘친환경’ 시대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필환경 시대’라 할 수 있다. 관광 역시 탄소 배출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 중 하나이다. 2018년 OECD가 발표한 ‘관광산업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메가트렌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기준 관광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2015년 대비 탄소 배출량이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행을 하는 우리가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저탄소 관광을 소개한다. 저탄소 관광은 저탄소화를 추구하는 모든 관광 형태로 환경 훼손이 적고, 가능한 한 있는 자원을 과도한 변형 없이 활용하며, 결과적으로 탄소 발생량이 적은 관광 형태를 의미한다. 

해변가 분리수거장 앞에 쓰레기가 쌓여있다.(사진=조유라)
해변가 분리수거장 앞에 쓰레기가 쌓여있다.(사진=조유라)

휴가를 떠나기 전에

휴가지로 출발하기 전, TV, 전기밥솥, 셋톱박스 등 대기전력이 높은 주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아두자. 휴가 기간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되고, 온실가스의 감축 효과도 있다. 가전제품 중 특히 대기전력이 높은 제품은 바로 셋톱박스이다. TV를 보지 않더라도 셋톱박스를 켜놓으면 시간당 12.27W의 전기가 소모된다. 또한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은 누전이나 합선으로 인한 화재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여행지에 다회용품을 챙겨 가길 추천한다. 휴가의 특성상 일회용 그릇이나 종이컵, 나무젓가락,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의 사용량이 평소보다 많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이컵을 휴가 기간 1인 당 1개씩만 줄여도 1천4백 톤 CO₂ 이상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수 있다. 미리 다회용품을 준비해 간다면 불편하더라도 환경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을,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 일회용품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약 96병(500ml)의 생수를 소비한다. 이를 탄소배출량으로 환산하면 약 10kg으로, 30년생 소나무 2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물건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주는 사람은 없어도 물건을 사면 자연스럽게 플라스틱이 딸려오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휴가지로 이동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 방법이다. 휴가지까지의 이동은 비행기나 기차, 고속버스 등을 이용하며, 휴가지에 도착해서도 시내버스, 택시, 자전거 등을 활용해 이동하면 환경도 보호하고 색다른 추억도 만들 수 있다.

‘플로깅’을 마음먹으면 가는 곳 마다 있는 쓰레기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사진=조유라)
‘플로깅’을 마음먹으면 가는 곳 마다 있는 쓰레기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사진=조유라)

관광도 하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여행법이 있다. 바로 ‘플로깅 투어’이다. ‘플로깅’이란 이삭줍기를 의미하는 스웨덴어 플로카 웁(plocka upp)과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달리기를 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말한다. 플로깅은 현재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점차 퍼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퍼지고 있는 추세로 ‘줍다’와 ‘조깅’을 합쳐 ‘줍깅’이라 부르기도 한다. 쓰레기를 담을 종량제 봉투 혹은 가방 그리고 쓰레기를 주울 두 손만 있다면 누구나 플로거(plogger)가 될 수 있다. 플로깅을 할 때의 주의점은 가방이나 종량제 봉투를 꼭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플로깅에서 주울 쓰레기들은 일상에서 나오는 생활 쓰레기들인데, 그 쓰레기를 줍기 위해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한다면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드는 셈이기 때문이다.

개인 텀블러를 준비해오면 식용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지구별 약수터’(사진=조유라)
개인 텀블러를 준비해오면 식용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지구별 약수터’(사진=조유라)

다회용품을 챙겨왔다면 여행지에서 알차게 사용하자. 제주도는 개인 텀블러를 챙겨 카페를 찾으면 무료로 마실 물을 제공하는 ‘지구별 약수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각 카페 입구에는 ‘지구별 약수터’라고 적힌 안내판이 붙어있고, 구글맵을 통해서도 어디에 약수터가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사용은 줄이고, 관광객은 식수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제주도내의 스타벅스는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시범운영한다. 제주서해안로DT점, 제주애월DT점, 제주칠성점, 제주협재점 등의 4개 매장을 시범운영 매장으로 선정하고, 이 달 6일부터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해당 매장에서 음료를 구매한 고객은 다회용 컵 보증금(1000원)을 지불한다. 이용한 다회용 컵은 시범 운영 매장과 제주공항에 설치된 다회용 컵 반납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다회용 컵 시범 운영 매장에는 사용한 다회용 컵을 씻을 수 있는 셀프 세척대가 있다. 컵을 올린 채 세척위치를 누르면 물이 강하게 올라오며 컵을 세척한다. 회수된 다회용 컵은 전문 업체가 한 차례 더 세척한 뒤 매장에서 재사용한다. 다회용컵 반납기를 이용한 관광객 A씨는 “컵을 반납하기 위해 다시 매장으로 방문했다가 다음 일정지로 가는 것이 조금 번거롭지만 환경을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관광객이 다회용 컵 반납기에 컵을 회수하고 있다. (사진=조유라)
한 관광객이 다회용 컵 반납기에 컵을 회수하고 있다. (사진=조유라)

 

여행이 끝난 뒤에

타인이 버린 쓰레기를 주워오는 것이 어렵다면 본인이 만든 쓰레기라도 되가져오자. 그것도 힘들다면 분리배출이라도 지켜야 한다. 일회용품을 최대한 줄이더라도 유리병, 페트병, 캔 등 생활 폐기물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폐기물을 무분별하게 버리지 않고 분리수거한다면 환경오염을 막고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휴가 기간 1인당 유리병, 페트병, 캔을 1개 씩 분리배출하지 않으면 분리수거했을 때에 비해 무려 9만 1천 톤 CO₂ 이상의 온실가스가 더 발생한다.

환경부는 여름휴가 기간 전 국민이 휴가 출발 전 가전제품의 플러그 뽑기, 여행경로 정확히 알고 가기, 대중교통 이용해 관광하기, 휴가지에서 일회용품의 사용 자제하기, 재활용품 분리수거 등의 저탄소 관광 수칙을 실천할 경우 최대 100여만 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행동으로 옮긴다면 환경도 보호하고 지구도 살리는 친환경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올 여름, 지구를 위한 저탄소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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