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부스터샷 접종을 두고 커뮤니티에서 설왕설래가 일어나고 있다. 한 유명 의학 유튜브 채널이 식품의약국(FDA)의 부스터샷 반대 소식을 전하자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한 커뮤니티 글은 FDA가 백신 회사와 정부의 압박으로 부스터샷을 찬성하는 척했지만 익명 투표로는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논란이 있는 지점은 지난 9월 17일 FDA 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 투표다. 당시 부스터샷에 대해 FDA 자문위는 8시간에 달하는 회의 후 투표를 진행했다. 당시 익명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16대 3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부스터샷을 반대했다고 알려졌다. FDA는 자문위의 모든 회의를 공개하고 있다. 직접 가서 확인해봤다.

우선, 익명 투표가 아니었다. 당시 회의를 진행했던 캐슬린 헤이즈 FDA 관계자는 한명씩 이름을 호명하며 투표 결과를 확인했다. 회의에는 FDA 관계자를 포함해 CDC, 이스라엘 및 화이자 관계자, 전염병 의사와 통계학자 등 외부 전문가 집단이 참여했다.

Vaccines and Related Biological Products Advisory Committee – 9/17/2021 (FDA 유튜브 갈무리)
Vaccines and Related Biological Products Advisory Committee – 9/17/2021 (FDA 유튜브 갈무리)

투표 주제도 ‘부스터샷 반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투표 주제는 ‘임상시험 C4591001이 최소 6개월 이후의 부스터샷 16세 이상 접종 승인을 지원하는가’였다. 즉, 부스터샷 접종의 찬반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임상시험 데이터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위원들은 연구들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투표에 참여한 마이클 쿠릴라 박사는 “중증의 위험이 있는 자들을 제외한 일반 사람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시키는 것이 효과가 큰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를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는 “방역 당국은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최고 속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했다”며 “미 행정부가 FDA 승인 전에 부스터샷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는 전문가들의 비판과 같은 맥락”라고 평가했다.

자문위 투표는 FDA 공식 입장이 아니다. FDA가 부스터샷을 반대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해당 투표는 데이터 검증을 위해 외부에서 자문위원을 초청할 뿐 구속력이 없다. 실제로 이후 부스터샷 접종 효과에 대한 연구가 속속 드러나자 FDA는 부스터샷을 공식 승인했다. 지난 11월 18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16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했다. 부스터샷의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본 것이다.

NYT는 부스터샷에 회의적이던 전문가들이 입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NYT 갈무리)
NYT는 부스터샷에 회의적이던 전문가들이 입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NYT 갈무리)

NYT는 지난 1일(현지시간) 부스터샷에 회의적이던 전문가들이 입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 등 변이에 있어 부스터샷이 최선의 방어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부스터샷 접종 확대에 반대하던 셀린 군더 박사는 NYT에서 “면역 회피 가능성에 대해 내가 실수를 범했을 수 있다”며 “델타 변이가 유일한 위협이라면 모르지만 오미크론은 훨씬 강력한 적이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감염병 전문의이자 CDC 고문인 카밀 코튼은 “현재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심근염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다”며 “내가 변했다. 위험과 이점을 고려했을 때 추가 접종을 받는 것이 훨씬 좋은 생각이다”고 밝혔다.

와일 코넬 대학병원의 바이러스 학자 존 무어 또한 “(오미크론처럼) 항체에 더 많은 저항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추가 접종은 적절하다”며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 접종이 추가적인 보호를 얻는 데에 어떤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 FDA는 익명 투표를 진행하지 않았고, 공식 반대한 적도 없다. 당시 부스터샷을 반대했다고 알려진 투표는 외부 자문위원들의 투표였고, 투표 주제도 부스터샷 반대가 아닌 임상시험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검증 문제였다. 이후 부스터샷 효과에 대한 연구가 잇따라 등장하자 FDA는 16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했다. NYT는 부스터샷에 회의적이던 전문가들이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참고 자료]

FDA 9월 17일 회의 자료

Vaccines and Related Biological Products Advisory Committee – 9/17/2021

F.D.A. Advisory Panel Recommends Pfizer Boosters for Older People and Others at High Risk (NYT)

Omicron Prompts Swift Reconsideration of Boosters Among Scientists (NYT)

FDA, 화이자 부스터샷 접종 연령 16세로 낮춰 (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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