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18~49세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들이 “백신을 접종해도 괜찮으냐”는 질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임산부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지만, 보건 당국은 늦어도 10월 전에는 임산부 접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7월 26일 서울의 한 가정의학과에서 시민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지난 7월 26일 서울의 한 가정의학과에서 시민들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임산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전 세계적으로 예방접종이 시행되며 그 안전성이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1일 “임신 중 COVID-19 백신 접종의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며 모든 임산부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를 내렸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미국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안전성 초기 결과가 주요 의학저널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보고 시스템 ‘V-safe’를 운영하는데, 보고서는 이 시스템에 등록된 16~54세 임산부 3만5,691명의 접종 후 결과를 추적했다. 임신 초기나 백신 접종 직후 임신한 3,958명의 결과도 추적했다. 그 결과 mRNA 백신을 맞은 임산부는 유산, 조산, 선천적 기형 등 발생률이 백신 미접종 임산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자료=Preliminary Findings of mRNA Covid-19 Vaccine Safety in Pregnant Persons )
일반 임산부와 백신 접종 임산부의 유산, 조산, 선천적 기형 등 발생률 비교 표. (자료=Preliminary Findings of mRNA Covid-19 Vaccine Safety in Pregnant Persons )

국내 전문가들도 임산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특이할 만한 우려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송록 국제백신연구소(IVI) 책임연구원은 지난 17일 본지에 보낸 답변서에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아직 임산부에게 권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임산부 접종 데이터로 확인된 바로는, 코로나19 백신을 임산부에게 접종하였을 때 이득이 그 위험을 상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지금까지 나온 얀센 백신(바이러스 벡터 백신) 과 모더나, 화이자 백신 (mRNA) 임산부 데이터를 보았을 때, 안전성에 있어 임신 관련 특이 우려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도 18일 본지에 보낸 답변서에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들을 보면 임신부나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에서 백신 접종은 특별한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 백신은 생백신이 아니기 때문에 태아에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산부인과학회는 ‘백신 접종 후 임산부가 해열제 등을 복용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 실제 여러 나라의 진료지침 상에서는 임신부도 동일하게 해열제 복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시 태중 아기에게도 항체가 형성되느냐는 질문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송 연구원은 “임산부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였을 때 코로나19에 대한 항체가 탯줄의 혈액에서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며 “다른 백신의 선례에서 백일해 백신 등, 임산부 접종을 통해 신생아에게 항체가 전달되어 질환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원리로 코로나19 백신도 임산부 접종을 통해 태아에 전달되는 항체로 신생아 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질환 예방 효과를 얼마나 나타낼 수 있는지는 좀 더 데이터가 쌓여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부인과학회도 “이론적으로는 임신부가 백신 접종을 하면 항체가 형성되고 그 항체 중 일부는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전달된 항체는 출생 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소멸된다”며 “아기가 면역이 생기기보다는 일정 기간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임산부의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내용을 산부인과학회와 논의하고 있다. 배경택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임신부 접종 시기나 대상 등은 산부인과학회와 협의하고 있다”며 “임신 중 (접종을) 권고할 수 있는 시기, 백신 종류,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협의한 뒤 다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학회는 “조만간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국내에서는 아직 임신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를 내리지 않고 있지만, 임신부 접종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고 전문가들도 임신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특이하다고 할 만한 우려 사항이 없다고 보고 있다.

[참고 자료]

대한산부인과학회 인터뷰

국제백신연구소(IVI) 송록 책임연구원 인터뷰

Preliminary Findings of mRNA Covid-19 Vaccine Safety in Pregnant Persons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임산부 코로나19 접종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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