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장 한때 9만6800원으로 연중 최저점 경신
코스피 1년 7개월만 2500선 무너져...미국 물가 충격 영향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가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장중 한때 9만6800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종가는 전일 대비 100원 오른 9만9100원이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9만 원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중국발 오더컷’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 (사진=뉴스포스트DB)
SK하이닉스. (사진=뉴스포스트DB)

글로벌 물가상승과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데다,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또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돼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美 연방준비제도(Fed)는 14일과 15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금융업계는 해당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 단행 가능성도 점치는 상황이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05%p 올리는 ‘빅스텝’보다 더 강력한 ‘자이언트스텝’(0.75%p)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지난 1994년 11월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전례가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상승해 코스피 등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지면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기술주 중심으로 추가 주가 하락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4.68% 하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5.61%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14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하락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 등 거시적 환경 변화 때문”이라며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기업은 업에 최선을 다하면서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국발 오더컷 우려에 대해 “중국 데이터센터업체 오더가 줄어 국내 반도체업계에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는 중국 수요 자체가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거의 없기 때문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SK하이닉스와 함께 코스피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도 14일 장중 한때 6만1100원까지 떨어지며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종가는 전일 대비 200원 떨어진 6만1900원이었다.

이날 코스피도 미국 물가지수 상승과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25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54p(0.46%)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을 내려간 건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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