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익 4.6조, 전년보다 11.6% 성장
디지털 역량 강화·글로벌 시장 공략 예상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취임 3개월 차를 맞는 양종희號가 순항 중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4조 6000억 원이 넘는 순익을 거둬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리딩금융'을 재탈환했다. 취임사와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상생경영' 실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종희 KB금융그릅 회장. (사진=뉴시스)
양종희 KB금융그릅 회장. (사진=뉴시스)

다만 올해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종희 회장이 펼칠 경영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2023년 당기순이익은 4조 6319억 원으로 전년보다 11.5% 성장했다. 

당초 업계가 기대했던 '5조 클럽' 가입은 무산됐지만, 앞서 실적을 발표한 하나·우리금융과 달리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KB금융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비이자이익 중심의 실적 개선과 안정적인 비용 관리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총 영업이익은 16조 2291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17.8%의 연간 성장률을 시현했다. 순이자이익은 전년보다 5.4% 늘어난 12조 1417억 원 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2022년 2조 2653억 원에서 2023년 4조 874억 원으로 80.4% 급증했다. 그룹의 연간 순이자마진(NIM)은 2.08%로 12bp 개선돼 이자이익 확대를 견인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금융그룹 신관 전경. (사진=KB금융그룹)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금융그룹 신관 전경. (사진=KB금융그룹)

양 회장은 '리딩금융'을 탈환하며 성공적인 첫 성적표를 받았지만,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겁다. 특히 이자이익에 치중된 기존 수익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올해 양 회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인공지능(AI)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디지털 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DT 본부와 AI본부를 둬 디지털플랫폼, AI, 데이터 영역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 디지털 부문은 생성형 AI 등 신기술의 실질적인 가치창출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 회장은 또한 지난달 열린 '2024 상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그룹의 중장기 지향점으로 '평생금융파트너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넘버원(No.1) 디지털금융그룹'을 제시하며 전통 금융 영역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와 함께 글로벌 사업의 안정화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부문'을 지주 전담조직으로 전환하고, 조직도상 최 앞단에 배치해 KB금융지주의 전략적 목표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양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며 계열사들의 글로벌 진출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취임 일성으로 양 회장은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 실천'을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 전환하자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ESG본부를 KB금융의 상생금융을 총괄하는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사회 공헌 활동을 넘어 소상공인, 서민 등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금융·비금융 모델을 구축·실천해 나간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에너지 비용, 임대료 등을 지원하는 총 200억 원 규모의 상생지원금 세부 계획도 발표했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매년 200억 원씩 3년간 총 600억 원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도 최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을 위한 총 3721억 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놓는 등 상생금융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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