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순이익 동반 추락, 전방산업 업황 악화 원인
재계 “보수적 문화 철강사의 선제적 조치, 던지는 의미 크다”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동국제강그룹이 전방산업 둔화에도 적극적인 인재 중용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이 정년 연장과 지속적인 신입 공채를 지속하며,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은 재계의 롤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경기 악화에 동국제강 영업이익 33.1% 감소
동국제강그룹은 지난달 26일 열연철강사업회사 동국제강의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동국제강은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9273억 원, 영업이익 525억 원, 순이익 29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 분기 대비 17.4%, 33.1%, 33.7% 감소한 수준이다.
건설과 자동차, 가전향 등 전방산업의 총체적인 업황 악화로 실적이 곤두박칠쳤다. 특히 동국제강의 주력 사업인 봉·형강 부문 판매가 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후판 부문도 수요 산업 경기 둔화 및 저가 수입산 유입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문제는 헝다사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인 중국의 건설·부동산 경기와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른 완성차 수요 위축, 국내 부동산PF 시장 위기,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로 감소하는 가전향 매출 등이 단기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중국 내 건설업 불황으로 중국 철강사들의 국내 저가 철강 유입도 증가세다.
장기국면으로 접어든 전방산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동국제강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경기 침체기 장기화를 대비해 원가 절감·야간 조업·월말 휴동 등 탄력적으로 생산을 관리하고 재고 자산 축소 운영·수출 판로 확보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멋지다”, “좋은 기업” 동국제강 정년 연장에 호평 잇따라
최근 동국제강그룹은 보수적인 철강업계에서는 물론, 재계 전체로도 이례적으로 ‘정년 연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5일 동국제강 노사는 정년을 기존 만 61세에서 62세로 높이는 내용의 임단협에 합의했다. 대상자는 생산직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2522명으로, 동국제강 1522명과 동국씨엠 1000명 등이다. 적용 시기는 내년부터다.
재계는 동국제강그룹의 정년 연장을 상당히 파격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이 앞서 2022년 정년을 60세에서 61세로 한 차례 연장한 전례가 있는 데다, 보수적 문화로 변화에 소극적인 철강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실제 현재까지 업계 1위 포스코와 2위 현대제철의 정년은 만 60세까지다.
동국제강의 정년 연장 배경에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로 숙련 인력이 부족해질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또 심화하는 고령화 시대에 정년 연장으로 임직원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는 ESG경영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동국제강그룹의 인재 중용 조치에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멋진 기업”, “좋은 기업” 등의 평가가 잇따르며 애사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에서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맞아 필요성이 나오는 정년 연장의 신호탄을 쏜 셈”이라며 “보수적 문화로 알려진 철강업계에서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게 업계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정년 연장 노사합의안이 도출된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9일, 업황 부진에도 동국제강은 올해 상반기 신입·경력 사원을 공개 채용에 나섰다. 동국제강의 상반기 신입 사원은 총 17개 직무, 경력사원은 총 5개 직무를 모집한다.
한편 올해 동국제강은 국내 주요 철강 업체 가운데 가장 빨리 임단협 교섭을 타결했다. 올해 임단협은 동국제강이 1994년부터 지켜온 무분규 화합 정신이 30년째 이어지는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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