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혁신특별위 잇는 독립성 강화 기구
'사회적 책임' 강조해온 SK그룹 로드맵 일환
고객가치혁신 TF 신설 통해 취약계층 지원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SK텔레콤이 유심정보 해킹 사태로 손실된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객신뢰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외부 전문가가 위원장을 맡아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신속한 실행이 필요한 조치에 대해 자문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외부 전문가 5인 구성…독립성 강화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옥 전경.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옥 전경.

19일 재계에 따르면 SKT는 고객의 요구를 살피고 변화의 방향을 자문할 수 있는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고객신뢰위를 지난 16일 발족하고, 18일에 첫 회의를 진행했다. 독립 기구로 구성되며, SKT가 마련한 고객 신뢰 향상 방안 검증과 자문을 하게 된다. 활동 내용과 경과도 외부에 공개한다.

위원장은 안완기 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현 한국공학대학 석좌교수)이 맡는다. SKT 측은 "한국테크노파크진흥회 회장과 한국가스공사 부사장 등을 역임한 안 위원장은 국내 기업, 기관들의 소비자 만족 평가 컨설팅 및 교육 전문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재임했다"며 "고객의 개념을 소비자, 협력사, 직원으로까지 확대해 고객만족도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신종원 전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 손정혜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위원으로 참여한다. 회사 측은 "신 위원은 소비자 권익 보호와 집단 분쟁 해결에 정통한 전문가로, 실질적 제도 개선 논의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여성,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지원과 인권 및 공익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분쟁 조정 및 중재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합류한다. 김 위원은 트렌드 전문가이면서, 과거 소비자정책포럼 간사를 역임하며 소비자 보호와 정책 자문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김채연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전 고려대 다양성위원회 위원장)도 인지심리학 관점에서 개선안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지 검증하고, 광범위한 사용자들의 요구가 다양성 측면에서 조율되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위원회는 16일 위원장을 선임하고, 위원회의 역할, 운영 방식,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매 격주로 개최되며, 수시 회의를 열어 신속한 실행이 필요한 조치들에 대해 자문할 계획이다. 또 회사의 중장기 로드맵을 위원회 검토를 거쳐 발표하며, 이러한 사항을 고객에게 투명하게 알릴 수 있는 채널도 만들기로 했다. 


"고객신뢰는 SK 존재 이유" 보안 투자·사회적 책임 살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 SUPEX홀에서 SK텔레콤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 SUPEX홀에서 SK텔레콤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번 조치는 최 회장이 강조한 '고객 신뢰' 회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최 회장은 지난 7일 해킹 사태 브리핑에 참석해 "저희를 믿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해 준 2400만 고객에게 감사하다"면서 "고객 신뢰는 SK가 존재하는 이유였고 앞으로도 존재할 이유이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뢰 회복을 위해 가장 근본적 질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은 단순히 보안 문제가 아니라 국방(문제)이라고 생각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방 상황을 짜고 안보 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게 중요한 상황이고 생명을 다룬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SK 전사 대상의 보안체계 전반 점검과 시스템 투자 확대 의지도 밝혔다. 최 회장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는 지난 14일 출범했다. 위원장은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부위원장은 SK AX 윤풍영 사장이 맡았다. 위원회에는 거버넌스 위원장,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전략위원회 멤버사와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등 SK의 고객 사업회사들이 참여키로 했다.

고객신뢰위와 마찬가지로 자문을 위한 외부 인사들을 영입했다. 디지털정부혁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권헌영 고려대 교수가 외부자문위원장을 맡는다. 이외에 ▲최경진 가천대 교수 ▲시스템 보안 전문가 이병영 서울대 교수 ▲김용대 카이스트 ICT 석좌교수 등 학계 전문가들과 ▲박세준 티오리 대표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등 업계 보안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 SUPEX홀에서 SK텔레콤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사태로 최 회장의 책임경영이 보다 강화될지 관심이다. 최 회장은 "기업의 목표는 단순 '이익 극대화'가 아닌 '사회적 가치' 추구에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2019년 SOVAC을 출범시킨 이래 환경 보호,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가치 추구 기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SKT도 이번 해킹 사태와 별개로 '고객 가치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디지털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유심 보호 서비스 설명과 유심 교체 및 재설정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활용, 스미싱 예방 등을 안내하는 찾아가는 모바일 안심 서비스를 상설 운영한다.

SKT 관계자는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고객 여러분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고객과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고객가치 향상 방안이 실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 삼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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