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오피스 로봇친화로 탈바꿈, 작업자 보조
"자동차 산업과 유사, 자율주행 투자 중요"
"반짝 투자로는 산업 정체…로봇 보편화돼야"
"인공지능(AI) 다음의 개척 분야는 피지컬 AI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CES 2025에서 로봇과 결합된 AI 시대를 강조하면서 관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온디바이스 AI 생태계를 주도할 로봇 산업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요. 다각적으로 이를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팩토리얼 성수에서 로봇친화빌딩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로봇배송도 구현하고 있는데, 결국은 로봇이 보편화돼야 합니다. 임시로, 혹은 정책에 따른 반짝 투자로는 산업이 클 수 없습니다. 현대차는 서비스 수요자와 부품 업체를 연결해 지속가능한 산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리군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 상무는 1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휴머노이드 로봇과 모빌리티 산업의 융합, 한국의 전략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상무는 현대차의 로봇 사업 방향에 대해 "궁극적으로 로보틱스 통합 솔루션과 서비스를 구축해 로봇친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직원 1만명 이상에 실증을 진행 중이며, 7월에는 다른 외국 고객에게도 판매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6월 현대차·기아의 배달 로봇 '달이 딜리버리'와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서울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서 시작했다. 입주 고객들은 달이 딜리버리가 제공하는 음료 배달 서비스와 주차 로봇이 제공하는 자동 주차 및 출차 서비스, 안면인식 기술 등 현대차그룹의 최첨단 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현대차가 주력하는 서비스로봇은 로봇 자체로 여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유망 산업이다. 현대차는 2족보행·휠 등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메카트로닉스, UX 등 센서를 개발해서 청소기와 메디컬 등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잠재적인 고객에게 선보여 사업과 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소구하겠다는 것이다.
로봇 사업이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최 상무는 "비전 AI, 비전 알고리즘, 센서, 데이터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며 "배달 로봇이 신호에 맞게 움직이고 보행로를 따라 가는 기술도 자율주행과 맞닿아 있으며, 경로를 생성하는 기술 또한 이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관절로봇 적용 사례도 발표했다. 자동차 공장 작업자들이 위를 보고 작업하는 터라 어깨 통증이 문제가 됐었는데, 어깨 근력 보조 착용로봇을 입으면 통증이 완화되는 방식이다. 작업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이달부터 정식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로봇 제조단가를 낮추는 노력도 진행 중이며, 배송 서비스 로봇은 다른 경쟁사보다 30%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도 말했다. 최 상무는 또 "전기차 충전 로봇은 노약자 등 이동 약자가 원활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고 서초구나 강남구 등지에선 장애인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정책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로봇을 사용하게 하는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최 상무는 "구매하기 힘든 비싼 가격, 정책에 의한 일시 투자로는 로봇 산업을 한 순간의 유행으로 그치게 할 수 있다"며 "자동차와 결이 비슷한데, 결국 중요한 건 생태계"라고 덧붙였다.
생태계는 로봇 제조, 서비스, 소유 등으로 나눠지는데 이 역시 자동차 산업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그룹에 모비스나 트랜시스 등 계열사가 있는데 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해주는 것처럼 로봇에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을 사용하는 현대차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으며, 자사 남양연구소에서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후발주자인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설정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오는 2028년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상용화를 목표로, 이르면 올 하반기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공장에 투입해 성능을 검증할 방침이다
최 상무는 "테슬라는 리스크가 큰 배터리 시범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전기차 선두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자율주행이나 휴머노이드도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업체가 그보다 뛰어난 자율주행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테슬라는 임계치에 있는 상황이라 더 나아가는 게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