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상업·산업 3축으로 로봇사업 전개
"가사 휴머노이드 개발 열심히 준비 중"
휴머노이드 AI 플랫폼·온디바이스 등 과제
"중간 단계 홈로봇 출시 위해 속도 올리겠다"
"인공지능(AI) 다음의 개척 분야는 피지컬 AI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CES 2025에서 로봇과 결합된 AI 시대를 강조하면서 관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온디바이스 AI 생태계를 주도할 로봇 산업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요. 다각적으로 이를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LG전자가 가정·상업용 로봇 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상업용에선 베어로보틱스를 인수해 기술력을 강화한 가운데, 궁극적으로 가사노동을 돕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클라우드나 네트워크 없이도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경쟁력 확보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HS사업부(기존 H&A)는 BS사업부(현 ES사업부)의 로봇 사업을 이관받아 로봇청소기, 이동형 AI홈 허브 등 홈 영역 로봇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ES사업부는 대신 H&A에서 분리된 HVAC(냉난방공조)에 집중해 B2B 성장을 이끌 예정이다.
베어로보틱스, Q9, 스마트팩토리 등 사업 진행
로봇 사업의 핵심 축은 ▲상업 ▲가전 ▲산업이다. 상업에선 베어로보틱스의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다. 지난해 3월 6000만달러(약 854억원)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했고, 올해 초 콜옵션 행사로 지분을 51%까지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을 완료했다.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최적화 경로에 따라 움직이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관제 솔루션 등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클로이 로봇 등 LG전자 사업은 베어로보틱스와 통합해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가정에선 자사 AI 브랜드 'ThinQ' 역량을 결집해 홈로봇 시장 점유에 나선다. 류재철 HS사업본부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가전에 최적화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개인화된 경험을 구현하겠다"며 "미래 준비 관점에서 고객이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AI 가전+AI 허브+IOT+서비스=AI 홈'도 올해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Q9는 바퀴와 자율주행,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센싱을 통해 집안을 이동하며 사용자와 소통하고 가전과 IoT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제어한다. 카펫이나 바닥의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넘는 섬세한 움직임, 디스플레이로 표정을 표출해 풍부한 감정표현도 가능하다는 후문이다.
산업에선 '자율주행 수직다관절로봇'이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움직여 자재를 공급한다. 회사는 로봇 팔을 활용한 조립, 불량검사 등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을 끊김 없이 자동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내부거래 위주의 스마트팩토리를 화학, 제약, 반도체 등 외부에 수주해 로봇 매출을 늘릴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작년 3000억원을 수주했고, 올해는 4000억원, 2030년에는 조 단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 방향은 가사 휴머노이드, 중간 단계 홈로봇부터 개발"
LG전자는 궁극적으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을 목표로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집안일을 용이하게 하는 스마트 가전을 넘어, '가사 해방'에 방향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지난 1월 CES 2025에서 "로봇 사업을 F&B(식음료), 로지스틱(물류) 쪽에 집중하고 있지만 홈(집) 영역에서도 뭔가 준비를 하고 있다"며 "가사 로봇, 가사 휴머노이드 등의 컨셉을 가지고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새롭게 등장하는 소프트웨어 툴 플랫폼 등이 잘 준비돼 있어 필요로 한다면 가사용 휴머노이드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구개발(R&D) 관점에서 휴머노이드를 포함해 (기술을) 상당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스스로 집안일을 하는 휴머노이드는 소프트웨어, 특히 클라우드나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는 온디바이스 AI 경쟁력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형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엣지 디바이스쪽으로 무게추가 바뀌면서 온디바이스 AI NPU가 각광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강자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달 월트디즈니컴퍼니·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한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 N1'을 공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가전 하드웨어와 센서·모터 제어 등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에 대한 기술 의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때문에 당장 휴머노이드보단 중간 단계의 홈로봇을 선보이기 위해 속도를 낼 방침이다. 류재철 HS사업본부장은 "홈로봇은 휴머노이드가 많이 언급되는데 중간 단계의 홈로봇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간 단계 홈로봇은 많이 선보이고 있고 그런 로봇을 자사가 출시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가사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궁극적인 사업 방향이며, 가전제품 개발도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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