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미래산업·에너지 등
총 30.8조원 규모 최대 대미 투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210억달러(약 30.8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방안을 밝혔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거점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자율주행·로봇·인공지능(AI)·미래항공교통(AAM) 등 미래산업과 에너지에도 전략적으로 투자한다.

정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직접 이같은 방안을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진정 위대한 기업인 현대차와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정 회장을 치켜세웠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백악관 인사들도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발표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측 참석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 외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미 하원의장,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다. 현대차 측에서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성 김 사장(전 주한 미국대사),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자동차·철강·미래산업·에너지 등 30조원 투자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사진=현대차)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이날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 투자를 집행한다.

자동차 부문에선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 구축을 위해 총 86억 달러를 투자한다. 준공식을 앞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향후 50만대로 확대한다. 현재는 앨라배마공장(36만대),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 HMGMA(30만대)까지 1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완성차-부품사간 공급망 강화를 위해 부품·물류·철강 그룹사들이 총 61억 달러를 집행한다. HMGMA 생산능력 확대에 맞춰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의 현지 조달을 추진한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는 63억 달러가 집행된다.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의 사업화를 지원한다.


"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투자" "관세 안내도 돼"


앞서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해외 투자 국가이자 사업 국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재건 등 미국 행정부의 정책에 대응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미국에서 톱티어 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다각적인 미국 현지 사업 기반 확대를 통해 모빌리티를 비롯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신뢰도를 높여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로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격려했다. 그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자동차들이 이 나라로 들어오고 있다"며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효과적이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게 된다"며 "그 결과, 관세를 낼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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