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조국 집회’ 선봉 섰던 청년 정치인
“반칙 없는 공정사회 위해 ‘여론조작 방지법’ 만들겠다”

비례대표는 ‘소수’다. 비례대표는 각 정당의 ‘메시지’인 만큼 청년, 여성, 장애인 등 소수의 사회구성원으로 구성되는 게 일반이다. 민의의 정당인 국회에 조금 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정치 공간에서 배제되기 일쑤인 소수자들을 위해 비례대표는 존재한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며 각종 ‘비례정당’이 쏟아졌다. 비례대표는 인물보다 정당선거이기 때문에, 국민의 손으로 투표를 해놓고도 각 후보의 인간적 면모를 들여다보기 어렵다. 그래서 <뉴스포스트>는 4·15총선 특집으로 비례후보들의 면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소수를 대표하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들을 국회로 보냈을 때,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비례대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풀어가고자 한다.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가 갈려 치열한 세 대결이 벌어졌던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여당과 야당이 모두 동의한 지점이 있다. 대학생 단체를 중심으로 ‘공정’을 요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그것이다. ‘제도상’ ‘관념상’ 통용되던 입시 방법에, 청년들은 부당함과 박탈감을 강하게 느끼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별님 기자)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별님 기자)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역시 조국 집회 당시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공정사회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내왔다. 때로는 그의 ‘강경 메시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목줄 퍼포먼스’로 여당의 강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김 후보는 여당에서는 ‘극단적 보수세력’으로, 보수 야당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자’로 선명하게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김 후보는 “편가르기 그만하자”고 말한다. 10일 <뉴스포스트>는 김 후보를 만나 그가 바라는 공정사회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와의 일문일답.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별님 기자)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별님 기자)

Q. 국민의당 비례 4번을 받았다. 많은 청년후보들 중에 자신이 비례 상위순번을 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A. 먼저 다른 비례후보님들을 처음 뵈었을 때 전부 훌륭한 분들이고 다 배울만한 분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당 차원에서 저에게 4번을 부여한 것은 ‘공정’이라는 시대적인 아젠다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제가 지금까지 해온 활동들, 조국 사태 때 대학생들과 목소리를 냈던 부분이나 일선에 나선 모습을 당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

Q. 원래 정민당 창당도 하셨는데, 국민의당 비례후보 신청한 이유는 뭔가.

A. 정치를 시작할 때 기성 정당에 손을 내밀어 활동하는 길은 쉬운 길이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은 과도한 진영논리로 점철돼있다. 그런 갈등과 대립의 구도 속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라 나오기 힘들다는 인식이 있었고,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국회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정민당을 창당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민당 창준위 단계에서 당원 5천명을 모아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그 와중에 국민의당과는 당 차원에서 함께 간담회도 열고, 청년정책과 관련한 조언을 해주는 등 스킨십이 있었다. 안철수 당대표와도 개인적으로 면담을 하고 서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공유하는 시간도 있었다. 정민당의 목표와 국민의당의 목표가 대동소이했고, 정민당이라는 그릇에 담으려던 나의 뜻을 국민의당이라는 그릇에 담아 충분히 수용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최근 여가부 폐지, 무고죄 강화 등 공약을 걸었다가 논란이 됐다. 개인적 의견이라고 단서를 붙였지만 최근 n번방 사건에 거의 모든 당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 난다. 그만큼 시급한 공약이라고 생각하시는지.

A. 해당 발언은 당에 제출하는 자기소개서, 즉 의정활정 계획서에 쓴 내용으로 당 차원에서 제시한 정책은 아니다. ‘이런 목소리를 내보고 싶다’ 정도의 것이지 짤막하게 써서 제 생각이 100% 전달할 수 없었기도 했다.

여가부 폐지에 대해서는 시급성을 따지기보단, 중요성을 따졌을 때 저는 충분히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N번방 사건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는 여가부가 제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끔찍한 가해자가 드러났는데, 피해자들은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가부는 성범죄를 예방, 방지, 피해자 지원 등 활동을 해야 하는데 사실상 이 모든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여가부는 ‘여성’을 위한 것과 더불어 ‘가정’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남성과 여성은 누구보다 사랑하면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대상인데 (여가부의) 여태까지 모습은 서로를 편가르기 하거나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해서 갈등을 부추기는 양상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면을 볼 때 (여가부) 개편이 필요하거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젠더갈등을 부추기지 않으면서 청년들의 마음을 얻을 만한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일단 (정치권) 메시지의 정제가 필요하다. 군대 등 남성들이 사회에 희생하는 문제를 충분히 이해해주고, 여성들은 실질적인 범죄의 위협이나, 생존의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서로 ‘균형이 깨졌다는 인식’을 개선할 수 있게끔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남과 여는 차별된 존재가 아니라 구별된 존재로 접근을 해야 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조화롭게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사회문제인 저출산, 결혼문제가 청년 피부로 느끼는 문제이지 않나.

사실 ‘표심’으로 접근하고 싶지 않다. 이건 본질에서 벗어난 측면이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하면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표를 얻기 위한 쉬운 방법은 한 집단을 계층화시키고 거기에 이익을 부여해주겠다고 약속을 해주면 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부작용은 서로가 갈라지고 대칭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여성·남성이 아니라 하나의 국민으로 바라보면서 큰 테두리 안에서 접근해가야지, 여성의 표심 혹은 남성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는 접근방법 자체가 사회를 분열시키는 기본 바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별님 기자)
김근태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사진=이별님 기자)

Q. 언론에서 ‘보수 우파 청년’이라고 평가하는데. 동의하나?

정민당 때도 전대협 때도 저는 항상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보수, 진보, 좌, 우. 그만하자 제발!” 이런 하나의 단어에 어떻게 우리가 가진 생각을 다 때려 넣을 수 있겠나. 그런 단어를 버리고 발전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던지지만 언론에서는 쉽게 카테고리화 된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저는 진보도 아니고 좌쪽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을 깨는 것도 제가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임화 되는 것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Q. 조국 집회에서 강경 발언도 많이 했고, ‘목줄 퍼포먼스’로 여러 번 언론에서도 이야기됐다. 과거 학생운동 단체 전대협과 동명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전 지부장이기도 했다. 좋게 보면 해학적이고, 나쁘게 보면 조롱조라고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에는 시민단체나 정당 등 여러 가지 필드가 있는데, 각 필드에는 맞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제가 강력한 메시지를 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불편함 느끼는 분들 있다는 것 이해한다.

퍼포먼스 한 이유는 극한 상황에서 강한 메시지를 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얼마나 코로나 피해를 입었건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이다. 한 사람이라도 살아야 할 사람이 사는 게 중요하지 않나. 여태까지 정부에서는 코로나 사태는 초기대응 실패한 것도 사실이고 의사와 전문가들이 마스크 수출제한, 중국인 입국제한을 요청해왔지만 전문가들의 말을 여태 무시했다. 그러면서도 시진핑 방한에 집중하면서 중국 눈치를 보지 않았나.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것 아니냐고 말씀들 하시는데 ‘극’이라는 단어는 갈 데까지 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수백이 죽어가고 수천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상황이 극단적인 것이냐, 아니면 이 퍼포먼스 하나가 극단적인 것이냐고 물으면 전 전자가 더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제가 지금은 조금 더 포멀하고 정중함을 갖춰야 하는 제도권에 몸을 담고 있으니, 앞으로 던지는 메시나 행동이 정제되어서 나가게 될 것이다.

Q. 조국 사태 이후로 공정사회에 대한 청년들의 열망이 대단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게 됐다. 이 문제에 대해서 큰 목소리를 내셨는데, 구체적으로 청년들이 느끼는 ‘불공정’이 무엇인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로, 자격이 없는 자가 고위직에 앉아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둘째로는 반칙과 특권을 사용해서 본인 실력과 상관없이 대학을 가고 이득을 취하는 일이 있었다. 그로 인해 정당하게 교육을 받고 합격증을 받아야했을 누군가가 그렇지 못했다는 것, 이 두 지점에서 청년들은 분노한다.

입시문제는 공정한 입시를 위해, 예를 들면 정시 비중을 높여서 반칙의 개입이 적어지도록 제도적 공정성을 만들어가겠다.

Q.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은 입시비리를 넘어서 사회 전반적인 요구가 되는 것 같다.

이번에 국민의당에서 음원차트 순위조작을 폭로한 것도 그 요구에 화답한 것 중 하나다. 차트 조작은 개인정보 유출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 분야에서 꿈을 꾸고 정직하게 노력한 사람을 좌절시키는 문제가 있다. 사람들에게 꿈은 이룰 수 없는 환상이고, 불법에 가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스템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것 자체가 사회를 좀먹는 부분이라고 본다. 지금은 음악시장에서 나타나지만 각 영역에서 만연해지면 암세포처럼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런 부분을 법제화를 통해 방지하는 것도 정치권의 역할이다.

Q. 국회 입성하면 1호 법안으로 내고 싶은 것은.

여론조작 방지법이라는 틀을 만들고 싶다. 음원시장에서 조작으로 쓰인 방법론은 인터넷 세상이면 어느 곳이든 적용할 수 있다. 아마 지금도 그런 방식으로 조작이 벌어지고 있다고 짐작한다. 그런 것들을 개선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여론은 대중들의 생각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나. 제 때에 뿌리 뽑지 않으면 나중에 더 심화되고 더 해결이 어려워지겠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개인정보 도용이나 유동아이피를 사용하며 꾸며내는 시스템 조작을 방지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고 싶다.

Q.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이번 투표, 이번 선거가 국민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하기 싫은 선거가 됐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이미 10여년 동안 여야의 희망 없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여야 모두 메신저의 역할을 잃었다. 한쪽에서 이것을 주장하면 다른 쪽에서는 무조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동형비례제도 무리하게 강행해서 만들어놓고 실상은 취지에 맞지 않는 위성정당이 나왔다. 이런 부분에서 국민들이 실망하셨다고 생각한다. 정치의 순기능이 국민들에게 거의 보여지지 않았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누군가는 깨트리고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이런 인식에 공감하신다면 국민의당을 지켜봐주시면서 지지해주시면 좋겠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청년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이득을 취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청년이 벼슬도 아니고, 실력으로 승부하고 싶다. 물론 연륜과 경험이 부족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누구보다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은 청년이라고 생각한다.

또 퍼포먼스 논란 등이 있었지만, 제가 정민당 대변인을 하면서 보여드린 포멀한 모습, 리더십 있는 모습 등을 다각도로 봐 주시면 좋겠다. 항상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는 인식을 갖고 언제나 낮은 자세로 배우고 신중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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