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례후보다] 권지웅 더시민 비례22번 “재난 시 임대료 통제돼야”
[나는 비례후보다] 권지웅 더시민 비례22번 “재난 시 임대료 통제돼야”
  • 이별님 기자
  • 승인 2020.04.0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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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웅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인터뷰
청년주거단체 ‘민달팽이협동조합’ 창시자
“지진, 질병 등 국가재난엔 임대료·계약갱신 통제돼야”

비례대표는 ‘소수’다. 비례대표는 각 정당의 ‘메시지’인 만큼 청년, 여성, 장애인 등 소수의 사회구성원으로 구성되는 게 일반이다. 민의의 정당인 국회에 조금 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정치 공간에서 배제되기 일쑤인 소수자들을 위해 비례대표는 존재한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며 각종 ‘비례정당’이 쏟아졌다. 비례대표는 인물보다 정당선거이기 때문에, 국민의 손으로 투표를 해놓고도 각 후보의 인간적 면모를 들여다보기 어렵다. 그래서 <뉴스포스트>는 4·15총선 특집으로 비례후보들의 면면에 집중하기로 했다. 소수를 대표하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들을 국회로 보냈을 때,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비례대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풀어가고자 한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한국 사회에서는) 사람들에게 집을 사서 주거 안정을 꾀하자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지난 35년간 자기 집을 구입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비율은 단 1%도 늘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집을 사라’, ‘집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다’라고 말할 게 아니라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도 너무 불안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진=이별님 기자)
권지웅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이별님 기자)

6일 4·15 총선을 약 열흘 앞둔 상황에서 청년 유권자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를 꼽자면 주거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높은 전·월세금과 이사 문제로 청년들의 주거 안정이 흔들리는 상황은 하루 이틀 이어진 게 아니다. 이 때문에 21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청년 후보들은 청년 주거 안정을 주요 공약으로 꼽는다.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이라는 21대 총선 과제에 있어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더불어시민당 권지웅 후보다. 권 후보는 청년 주거 문제 개선 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위원장과 비영리 주거모델인 ‘달팽이집’을 공급하는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이사를 지냈다. 지난 2월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시작하겠다”며 총선 출마의 포부를 던지기도 했다.

권 후보가 말하는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란 무엇일까. ‘청년’이자 ‘주거활동가’인 권 후보가 바라본 청년 주거 문제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뉴스포스트>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시민당 당사에서 권 후보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권지웅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이별님 기자)
권지웅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이별님 기자)

Q. 더불어시민당 출현 후 본의 아니게 비례순번이 뒤로 밀리게 됐는데,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주변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A.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필요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선거법이 개정됐지만,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룰이 깨졌다. 이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는 (미래통합당과) 똑같이 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개정된 선거법의 취지를 살릴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조금 부족하지만, 취지를 살리는 행위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은 물론 시민사회에 계셨던 분들이 들어올 수 있게 됐다. 다당제로 당장 나아가진 못했지만, 그 씨앗들을 이번 선거에서라도 조금은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아쉬운 건 아니다(웃음).

Q. 총선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공직선거 후보자로 선거를 겪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더불어시민당이 현재 겪고 있는 비례 선거는 여기에서도 다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예전엔 지역구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비례대표 후보들은) 이들을 따라다니면서 지원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례대표 후보가 전면에서 당을 알려야 하는 선거다.

저희 비례대표 후보들은 택배 노동자분들을 만나기도 했고, 저 같은 경우 요즘 주거 관련 간담회를 만들려고 한다. 코로나 19 사각지대 문제를 풀기 위해 쪽방촌과 고시원을 돌아다닌다. 아침에 선전전을 하기 위해 피켓도 만들었다. 하지만 아침에 회의가 잡혀서 아직은 못하고 있다(웃음). 저는 신도림이나 홍대 입구, 신촌 등 많은 청년 세입자분들이 출퇴근하는 장소에서 (선거운동을) 하려고 한다.

Q. 더시민 비례후보로 선정되고 주변 반응은?

A. 제가 경선을 치르고 난 후 주변 사람들은 확실히 정치를 가까이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TV에 나오는 후보 중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거였다면, 이번에는 아는 사람이 나오는 거다. 제가 겪었던 일을 전해주면 ‘그런 일이 있었냐’며 재밌다는 반응도 보인다. 민달팽이 친구들도 그렇고 제 주변 친구들도 그렇고.

Q. 청년이 정당정치, 제도권 정치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가 거의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기성 정치권에서 ‘나이’로 인해 괴리감을 느낀 적 있는지.

A. 많은 청년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기성 정당에 들어간다. 하지만 기성 정당에 들어가면 어려움이 많은 거 같다. 지역구 후보가 되려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청년 후보들은 가산점을 받아도 경선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 금전적으로 지원 받더라도 정당 내에서 청년 후보가 지지도를 쌓는 일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니다. 지지도를 쌓았다고 해도 연령대가 있는 기존 후보들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이번 비례 경선도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청년 정치인이 주목받는 건 시대가 변하면서 그 변화한 환경을 청년 정치인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예를 들면 30년 전 청년 세대를 겪은 이들은 ‘프리랜서’에 대한 생각이 지금 청년들과 전혀 다를 것이다. 예전엔 ‘그게 무슨 직업이냐’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지금 저희 세대에게 프리랜서는 너무 흔한 직업이다.

세입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세입자’란 그저 (인생을) 지나는 과정일 뿐, 나중에는 집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입자를 단순히 ‘지나가는 과정’으로 치부하기 쉽지 않다. 지난 35년간 자기 집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은 단 1%도 늘지 않았다. 세입자들에 대한 처지가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게 청년이라 생각하고, 이들이 정치하면 변화한 한국 사회를 미래를 향해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또 이런 면에서 좀 어렵다. (기존) 당원분들이나 영향력 있는 스피커 분들에게 세입자 문제, 프리랜서 문제, 심지어 요즘의 N번방 문제는 청년들이 느끼는 것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에겐) 되게 시급한 문제도, 이분들이 공감하시기까지는 잘 안 되는 거 같다. 그런 면에서 청년 정치인이 등장하기 어렵다. 검찰 개혁 이야기를 하면, 당에 계신 분들 다 공감하신다. 하지만 그냥 세입자 문제, 프리랜서 문제, N번방 문제에 대한 공감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Q. 만18세 유권자를 포함해서 청년 표심을 얻기 위한 복안이 있는지.

A. 제 생각엔 더불어시민당 후보분들이 다른 비례 후보들에 비해 훨씬 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다. 특히 2~30대분들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사람들이다. 제가 다루는 세입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보다 2~30년 앞서 사신 분들은 집을 사서 목돈을 마련하는 것에 공감하기 쉬웠다면, 지금 세대는 집에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공감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위안부 문제로 표방된 여성 인권 문제도 지금 젊은 분들이 굉장히 관심이 많다. N번방 사건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에는 이 문제를 풀어왔던 윤미향 후보님이 지금 활동하고 계신다. (위안부 문제는) 역사적 문제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여성 인권 문제다. 후보들을 면면히 살펴보고 비교해보면, 청년들이 관심을 두는 문제들은 더불어시민당 후보분들이 더 가까이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권지웅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이별님 기자)
권지웅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사진=이별님 기자)

Q. 청년주거 관련한 시민운동을 해왔다. 최근엔 청년주거 관련 정책도 많이 나오고 있고, 지원도 예전보다는 많이 늘었는데 여전히 청년 주거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유가 뭘까?

A. 좋아지는 속도보다 나빠지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아지는 속도는 공공임대 주택에 청년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되고, 청년들이 집을 구입할 때 자금 대출이 더 용이하게 된 것들이다. 나빠지는 속도는 소득이 오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청년 주거 빈곤율을 살펴보면, 서울의 1인 가구 주거 빈곤율이 36.3%였다가 2015년 다시 37.2%로 올라간다. 나아지기보단 더 나빠진 것이다. 이 사회가 자산이나 소득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 각종 제도가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지만, 안 좋아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

Q. 청년 주거난 해결방법으로 ‘빌려쓰는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말했다. 대한민국 상당수가 ‘내집마련’의 꿈을 꾸고 있는데, 집을 빌려쓰기만 한다는 것이 조금 와닿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빌리는 사람’의 주거안전망을 위한 정책이 더 튼튼해져야 한다는 뜻인가?

A. 저 역시 집을 사고 싶은 마음이 있다(웃음). 저는 그 욕망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욕망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단순히 ‘내 이름으로 된 집을 갖고 싶다’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쫓겨나지 않을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다. 소득이 줄더라도 너무 부담이 크지 않은 방식으로 내 보금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내 가족이 살 수 있는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방식의 욕구라고 생각한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빌려쓰는 사람들의 민주주의’는 집을 산 사람들이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집을 사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우리가 나아가자는 이야기다. (한국 사회에서는) 사람들에게 집을 사서 주거 안정을 꾀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지난 35년간 자기 집을 구입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비율은 단 1%도 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집을 사라’, ‘집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다’라고 말할 게 아니라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도 너무 불안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하고 싶은 거다. 다른 나라도 자가 보급률 즉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의 비율은 일정 정도 이상 잘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사회를 택할 것이냐. 이런 질문에 있어서 ‘빌려쓰는 사람들도 포함한 안전한 주거를 꾀하자’는 내용이다.

Q. 국회에 입성한다면 1호 법안은 어떤 것으로 만들고 싶으신지.

A. 최근에 겪었던 일을 1호 법안으로 내고 싶다. 우리는 2~3년 전 포항 지진을 겪고, 최근엔 코로나를 겪었다. 이 상황이 되니 소득이 갑자기 줄어든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재난지원금 등이 논의됐지만, 주거와 관련된 불안들도 훨씬 더 부각됐다. 평소처럼 돈을 벌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 되니까 말이다. 많은 분이 ‘집 가격이 안 오르게 할 순 없냐’, ‘여기서 쫓겨나는 일은 없게 해 주면 안 되냐’, 특히 이런 국가적 재난 상황이 있는 동안만이라도 그런 조치를 좀 해주면 안 되냐고 요구를 하신다.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만이라도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임대료가 오르지 않고, 계약갱신을 할 수 있는 법안을 내고 싶다. 재난 시 상가 주택 임대료 통제에 관한 법률이다.

계약 갱신권을 보장하는 법안도 내고 싶다. 평소에도 우리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 1년 6개월 정도면 계약하고 집을 찾아다니기 시작해야 한다. 2년마다 이사 걱정 안 해도 되는 법안을 만들고 싶다. 현재 등록임대주택 제도가 있고, 유형에 따라 4년과 8년이 보장된다. 하지만 해당 제도는 집주인이 적극적으로 응해 등록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제한적인 법이라서 저는 모든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유권자와 지지자들에 하고 싶은 말씀.

A. 한국 사회에 많은 정치 에너지가 나쁜 이들을 찾아내는 데 쏠리는 거 같다. 그것도 필요하지만, 정치 에너지 일부가 대안을 경쟁하고 대안을 찾아내는 정치 에너지로 나아가면 어떨까 싶다. 국민청원을 봐도 누가 나쁜 이들인지를 찾고, 그 나쁜 이들보단 우리가 낫다고 이야기하는 게 훨씬 많이 기사화된다.

그것 말고 우리 미래를 어떤 정치적 대안에 둘 것인가를 경쟁하는 것으로, 대안을 경쟁하는 정치로 나아가면 어떨까 싶다. 그런 면에서 저는 더불어시민당 후보들이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살펴 봐주시면 좋겠다.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할지 선택하는 관점에서 21대 선거를 치러보면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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