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고양이가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접촉 뿐 아니라 사람-동물 간 접촉으로도 전파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사례가 나왔다. (사진=뉴스포스트 DB)
국내에서 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사례가 나왔다. (사진=뉴스포스트 DB)

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는 해외에서 종종 보고됐지만, 국내에서 확인된 감염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은 경남 진주시 기도원에 머물던 한 모녀가 키우던 고양이다. 모녀가 키우던 고양이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PCR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은 것.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주인으로부터 고양이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다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을까.

우선 동물→사람에게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25일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과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동물에서 사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국내에서 없다”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동물이 사람에게 COVID-19를 전파할 위험은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히고 있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가 ‘의심’되는 유일한 사례는 밍크 농장 사례다. 네덜란드 연구팀은 지난해 9월 밍크에서 사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가 유행한 밍크 농장 16개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바이러스 게놈을 분석했는데, 일부 농장 근로자의 시료에서 밍크에서 나오는 게놈 염기서열 특징을 발견한 것.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덴마크 밍크 농장 사례에 대해 “인간과의 접촉을 통해 밍크에 감염된 코로나19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인간에게 다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같은 동물→사람에게로의 전파 사례는 ‘밍크’에만 한정될 뿐, 많은 사람들이 반려 동물로 키우는 개와 고양이 등의 사례에서는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OIE가 지난 9월 발표한 ‘동물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자료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는 모두 자연과 실험 환경에서 코로나19에 감염이 됐지만, 사람에 전파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사람에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으로 코로나19 전파 사례가 보고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반려동물과도 격리를 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한편, 고양이 외에 개에서도 코로나19가 전파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대 벤처기업인 ‘프로탄바이오’ 대표인 조제열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자체 개발한 동물용 코로나 진단키트로 프렌치불도그를 검사한 결과 양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질병청에서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나왔지만, 그 외에는 확인된 사례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동물에서 사람으로 코로나19 전염은 ‘밍크’에서 일부 사례가 발견됐지만,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에서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밍크의 사례로 완전히 동물→사람으로의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으므로 대체로 사실 아님 판정을 내렸다.

[참고 자료]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과 관계자 인터뷰

OIE의 코로나19와 밍크에 대한 입장

미 CDC 반려동물 지침

밍크농장 사례

OIE 동물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