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사(社)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20대 청년이 척수염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면서 백신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척수염 부작용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거절됐다”고 주장한다. 사실일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우선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미 FDA에 신청된 상태가 아니다. 통상 백신 회사는 승인 기관과의 ‘물밑 협상’을 통해 승인 가능성이 클 때 비로소 백신 승인을 신청한다. 아직 FDA에 백신 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으니 승인이 거절되지도 않았다.

지난달 23일 (현지시간) 루드 도버(Ruud Dobber) 아스트라제네카 제약사업부 부사장은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의 ‘코로나19 백신 가용성 확대’ 공청회에서 미국 임상시험 모집이 완료됐다며 “몇 주 안에 (임상시험) 데이터 판독이 가능할 것이다. (데이터 판독 후) FDA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버 부사장은 “4월 초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의 긴급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누리꾼이 지적한 ‘FDA 승인 거절’은 지난해 9월 8일 백신 임상시험이 잠시 중단된 사건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는 심각한 부작용 발생으로 전 세계에서 진행하던 임상3상 시험을 중단했는데, 공식적으로 어떤 부작용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 보도에서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영국 시험의 한 자원자가 횡단성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8일 공개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중간 결과에서 밝혀진 심각한 부작용 175건(168명)은 ‘백신 투여군’에서 84건(79명) ‘위약군’에서 91건(89명)이 발생했다.

이 중 척수염 관련 질병은 총 3건이 보고됐다. 한 건은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한 지 10일 후 횡단성 척수염이 발병했고, 다른 건은 위약군(수막알균 백신)에서 68일 후 횡단성 척수염이 발생했다. 이 2건은 독립적인 신경전문가위원회가 “백신 접종과는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백신군에서 나타난 횡단성 척수염의 경우, 조사 결과 기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질병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중 발생한 부작용 사례. 백신 투여군에서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1건과 횡단성 척수염(Myelitis transverse) 1건, 척수염(Myelitis) 1건이 발생했다. 백신군에서 발생한 다발성 경화증은 신경전문가위원회에서  추가 조사한 결과 기존에 있던 질병이었고, 척수염은 위약군에서 발생했다. 백신군에서 발생한 횡단성 척수염은 신경전문가위원회에서 ‘특발성(원인 불명)’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렸다. (사진=Oxford–AstraZeneca COVID-19 vaccine efficacy)
임상시험 중 발생한 부작용 사례.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1건과 횡단성 척수염(Myelitis transverse) 1건, 척수염(Myelitis) 1건이 발생했다. 백신군에서 발생한 다발성 경화증은 신경전문가위원회에서  추가 조사한 결과 기존에 있던 질병이었고, 척수염은 위약군에서 발생했다. 백신군에서 발생한 횡단성 척수염은 신경전문가위원회에서 ‘특발성(원인 불명)’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렸다. (사진=Oxford–AstraZeneca COVID-19 vaccine efficacy)

다만 나머지 1개 부작용 보고는 백신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논문에서는 밝혔다. 코로나 백신 접종 후 14일 만에 횡단성 척수염이 발병한 사례다. 하지만 신경전문가위원회에서는 ‘특발성(원인 불명)’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렸다. 횡단성 척수염 발생과 백신 접종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얘기다.

부작용을 일으킨 모든 환자들은 회복됐거나, 안정적인 상태다. 논문에서는 “(임상 3상을 진행한) 4건의 연구 모두에서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백신 전문가는 아스트라제네카 임상시험 중 발생한 척수염 부작용은 백신과 관련이 없다고 보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IVI) 송록 책임연구원은 지난 10일 본지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에서 몇 건의 횡단성 척수염이 발생하여, 다른 모든 이상반응 발생시와 마찬가지로 이상반응 수집 후 백신과의 인과관계 평가를 진행했다”며 “인과관계 평가 결과 척수염이 백신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고 말했다.

송 책임연구원은 “모든 백신의 이상반응은 백신과의 연관성을 판단하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수집된다”며 “예를 들어, 말기 암환자가 백신을 접종한 후 3주 후 백신과 관계없이 암으로 인해 사망하더라도, 일단 이러한 사망은 이상반응으로 수집이 된다. 이후 모든 수집된 이상반응들에 대해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판단하고,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AZD1222)은 아직 FDA 승인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임상 시험 중 발생한 횡단성 척수염 부작용 3건은 인과관계 검토 결과 모두 백신과 관련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전혀 사실 아님’ 판정을 내렸다.

[참고 자료]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의 ‘코로나19 백신 가용성 확대’ 공청회

뉴욕 타임즈 기사

국제백신연구소(IVI) 송록 책임연구원 인터뷰

Oxford–AstraZeneca COVID-19 vaccine effic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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