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혈전 반응 잇따라...각국 접종 중단 국가 증가
EMA, 부작용-백신 인과관계 없어...“이익이 더 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주사에 대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혈전 등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사례가 유럽에서 잇따르자 각국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와 유럽의약품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 우려보다 이익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18일(한국 시간) 유럽의약품청(EMA)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혈전 생성’ 문제와 관련해 이날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발표 시간은 한국 시간 기준으로 이날 저녁이나 이른 밤 시간대다. 유럽 국가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EMA가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이다.
앞서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피가 혈관에서 뭉치는 ‘혈전’이 발생한 사례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오스트리아에서 혈전 반응 사례가 2건이 발생한 가운데, 1건은 사망에 이르렀다. 이후 덴마크와 노르웨이, 독일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 백신 불신 여론이 커졌다.
덴마크가 지난 11일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중단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에서는 접종 중단 움직임이 빠르게 전파됐다. 현재까지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중 20여 개국이 접종을 중단하거나 제한했다. 유럽을 넘어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하지만 EMA는 16일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2건의 혈전 반응 사례에 대해 백신과 관련 없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접종자 혈전 환자 수가 일반 인구에서 보인 비율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백신의 이익이 부작용 위험성보다 크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 때문에 오늘 진행될 발표 역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거라고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EMA 입장과 같다. 전날인 17일 WHO는 보고를 통해 “유럽연합 일부 국가는 예방조치 차원에서 접종을 중단한 것”이라며 “백신과의 관련성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현재는 백신의 이점이 위험보다 크다며 예방 접종을 각국이 지속하기를 권장했다.
“발표 주시하나 중단 계획 無”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비난 유럽의 문제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혈전 반응이 나와 우려가 커진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에 따르면 이날 20대 남성에게서 혈전이 나타났다. 남성은 코로나19 대응 요원으로 지난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접종 다음날부터 15일까지 두통과 오한 증상을 보였다가 병원에 간 남성은 혈전증을 진단받았다.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반응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사례는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60대 여성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기저질환자다. 피해조사반은 첫 번째 사망자의 사망 원인을 백신이 아닌 흡인성 폐렴과 급성 심근경색에 무게를 뒀다.
방역당국은 접종 중단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WHO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이로운 점이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계속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각국의 중단 조치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 예정인 EMA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권 본부장은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나 상황이 백신 접종과 시간적으로 우연히 겹쳐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합리적, 의학적, 과학적 판단이 이른 시간 내에 유럽 의약품청을 통해 내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