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마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매스컴에 자주 나오는 약물 종류나 중독성 등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대부분일 것이다. 혹자는 마약 투약이 남에게는 해를 입히지 않는다며 죄질을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마약, 정말 자기 자신만 해치는 어리석은 행위일까. 아니면 우리 사회 공동체를 해치는 중대 범죄일까. <뉴스포스트>는 마약이 왜 나쁜 것인지,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탐구해보았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모두가 분주했던 지난해 연말 충격적인 소식이 매스컴을 탔다. 인기 보이그룹 멤버 A씨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추가 수사 결과 A씨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61차례에 걸쳐 1억 3,300여만 원어치 대마를 매수해 흡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A씨는 지난달 10일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유명 K팝스타 A씨가 대마초에 손을 대기 시작한 나이는 고작 20대 중반에 불과했다. 불행하게도 A씨와 같은 ‘젊은 마약사범’은 유명인들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평범한 청년들이 마약에 빠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통계로 드러났다. 경찰청이 올해 3월부터 3개월간 마약류 사범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검거된 2,626명 중 40%인 1,049명이 10~20대였다.

구체적인 연령대별로는 20대가 947명(36.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644명(24.5%), 40대 436명(16.6%), 50대 319명(12.2%), 60대 104명(4%), 10대 102명(3.9%), 70대 이상 73명(2.8%) 순이었다. 경찰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마약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원인에 SNS의 발달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터넷 이용 사범 검거 비율은 34%(892명)으로 지난해 21.4%보다 증가했다.

불과 최근 3개월 만에 마약으로 적발된 청년들이 1천 명 이상이라는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인 상황. 젊은 층이 자주 애용하는 SNS에 얼마나 마약이 광범위하게 퍼졌을까. <뉴스포스트>는 지난 1일 각종 SNS를 통해 실험해봤다. 실험 결과 채 10분도 되지 않은 시간 안에 마약 판매자와 연결될 수 있었다.

지난 1일 트위터에 마약 관련 용어를 검색한 결과 판매자들의 게시글이 나왔다. (사진=트위터 캡처)
지난 1일 트위터에 마약 관련 용어를 검색한 결과 판매자들의 게시글이 나왔다. (사진=트위터 캡처)

검색만 해도 나오는 판매자

10대 청소년들이 애용하는 트위터에 마약 은어 몇 개를 검색해보았다. 마약 은어는 포털 사이트에 검색만 하면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판매책들은 마약 관련 용어 해시태그를 일렬로 올렸는데, 일부 마약 종류는 굳이 은어를 사용하지 않는 대담함도 보였다. 소지 중인 마약으로 추정되는 사진까지 함께 첨부하면서 자신이 거짓 마약 판매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판매글은 수십 초 단위로 실시간 업데이트됐다.

판매자들이 SNS에 전시한 메신저 아이디를 검색하면 대화방이 열린다. 기록이 남지 않은 텔레그램 아이디가 많았다. 대화방에는 마약을 접해보지 않은 이들은 알 수 없는 문장들이 줄을 이었다. 북한산 마약을 암시하는 ‘북한산’, 마약의 성분을 암시하는 ‘순도 98%’, 공급책을 추정케 하는 ‘공급선’ 등의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판매자는 “소량부터 시작해 오래오래 드셔라”라며 “지인 추천 시 서비스를 드린다”고 마약을 조장하기도 했다.

본지 취재진이 마약 은어를 사용해 구매가 가능하냐고 묻자 단 1분 만에 ‘가능하다’는 내용의 답장이 왔다. 가격을 묻자, 1g 당 20만 원이라는 구체적인 가격도 말했다. 또 다른 마약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판매자는 짧은 시간 안에 가격까지 말했다. 가격은 1g 당 70만 원으로 값비쌌다. 

통상 마약 거래는 자금 추적이 불가능한 가상화폐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접촉한 마약 거래상은 무통장 입금을 요구했다. 

지난 1일 마약 판매자와 대화를 나눠본 결과 단 6분 만에 거래가 완료될 수 있음을 알게됐다. (사진=텔레그램 캡처)
지난 1일 마약 판매자와 대화를 나눠본 결과 단 6분 만에 거래가 완료될 수 있음을 알게됐다. (사진=텔레그램 캡처)

단 시간에 거래 가능한데, 더딘 수사

마약 판매자와 연결되고 구매 직전까지 가는 데에는 단 6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취재진은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기 전에 판매자를 차단했다. 마음만 먹으면 짧은 시간 안에 마약 거래가 가능했을 것이다. 취재진과 같이 마약을 접해보지 않은 이들도 거래가 매우 쉽다. 청년층 마약 사범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접근성이다.

마약 거래가 SNS 등에서 쉽게 거래되면서 젊은 마약 사범의 수는 증가하지만, 수사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마약 단속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일정 기간을 정해두고 범인을 잡는 특별 단속도 있지만, 마약 단속은 사실상 365일 매일 진행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SNS 특성상 수사의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텔레그램과 같이 서버가 외국에 있는 경우 마약 수사 협조가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대신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마약 거래를 유도하는 계정들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차단해달라고 신고하는 방식으로 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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