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장관 28일 ‘부동산시장 안정’ 대국민 브리핑
김성달 경실련 국장 “사퇴했어야 할 장관이 잘못된 진단”
김인만 소장 “투기세력 근절을 국민에게 떠넘긴 꼴”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이 “정부가 또 투기판을 벌이는 것”이라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남기 “부동산시장 안정...국민 모두 나서야”, 은성수 “2금융 가계대출도 점검”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시작한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과열된 부동산시장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국내 부동산시장은 주택수급과 기대심리, 투기수요, 정부 정책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부동산시장 과열의 배경을 진단하고 “시장 안정은 정부뿐만 아니라, 시장참여자 등 국민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공급이 시장 안정의 해결책이라는 점은 정부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양질의 주택이 신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추가적인 택지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공공택지를 포함해 2023년 이후 10년간 매년 50만 호 이상 주택이 공급돼 공급 부족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지구 24만 호를 연말까지 모두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권 유동성의 부동산시장 유입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은 위원장은 DSR 규제의 관리·감독을 강화 방침을 밝혔다. 차주별(개인별) DSR은 이달부터 전 규제지역의 6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해 DSR 40%로 확대 시행된 바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차주별 DSR이 차질없이 안착하도록 면밀하게 점검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주 단위 DSR 확대시행을 계기로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주는 대출 관행이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은 위원장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철저히 관리하고 점검해 대응할 것”이라면서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한 점검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1금융권에 비해 DSR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겠다는 설명이다.
전문가 “국민 고통스러운 정책 이어가...공급 확대는 부패한 LH 힘 더 싣겠다는 것”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지금까지 해왔던 잘못된 진단을 동일하게 하고 있다”면서 “공급을 늘리겠다는 건 부패한 LH에 힘을 더 싣고, 건설사 물량으로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월 ‘3080+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매매와 전세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후로도 부동산시장 과열은 지속되고 있다.
김 국장은 “강력한 분양가 규제가 없는 3기 신도시 등 공급 정책은 정부가 투기판을 벌이는 일”이라면서 “진작 사퇴했어야 할 장관이 여전히 국민들 고통스러운 정책만 내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오늘 발표는 정부가 이미 4년 동안 했던 레퍼토리의 반복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정부 스스로 투기세력을 못 잡아놓고 국민 참여 운운하는 건, 부동산시장 과열 책임을 국민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불패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심어준 게 바로 정부”라면서 “3기 신도시도 부동산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한 경고장도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높여 시장과열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