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기 위해 금융당국이 고강도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그 효과가 시중 은행에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이 줄줄이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이기로 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포스트 DB)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포스트 DB)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세 달 동안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기존 대출을 더 늘리는 증액과 재약정 대출도 모두 포함된다. 이외에도 기타 가계대출인 전세대출과 비대면 담보대출, 아파트 집단대출도 신규 접수를 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7.1%로, 금융 당국의 권고치인 5%를 초과해 강력한 대출 억제 요구를 받았다.  

우리은행은 20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신규 취급을 대폭 제한했다. 우리은행은 분기별로 신규 전세자금 대출 취급 한도를 설정하고 있는데, 3·4분기 한도가 소진되면서 관련 대출을 제한적으로 취급하겠다는 것.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담보대출 가운데 하나인 ‘퍼스트홈론’ 신(新)잔액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오는 30일부터는 이 대출의 우대금리도 조건별로 0.2~0.3%포인트 줄인다. 

카카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상한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한도는 고신용자가 최대 7,000만 원, 중저신용자가 최대 1억 원이다. 

예비 주택구매자나 실수요자들은 농협의 대출 중단 여파가 다른 은행권으로 확산할 수 있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예정자 카페를 비롯해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문의글이 빗발쳤다.

금융당국은 다른 은행들의 경우 대출 총량 관리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 은행이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면 그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대출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