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15개월 만에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 0.5%포인트를 한 번에 낮추는 ‘빅컷’(1.25%→0.75%)을 단행한 후, 2개월 만인 5월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춘 바 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 의결을 통해 1년 3개월간 이어진 ‘동결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만 따지면 2018년 11월(1.5%→1.75%) 이후 2년 9개월(33개월)만이다.
가계부채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자 금통위가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여러 차례 이런 이유를 들어 금리 인상 논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 빚은 사상 처음 1,805조 원을 돌파했으며, 최근 1년간 늘어난 가계 빚만 168조 6,000억 원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가계가 지난해부터 대출을 늘리며 주식·부동산·암호화폐 등에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을 이어온 영향이다.
아울러 이번 인상에는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다는 한은의 인식과 전망도 반영됐다. 앞서 이주열 총재는 7월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부채가 과하다는 점이다”며 “금통위에서도 다수 의원들이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0.00~0.25%)와의 격차는 0.5~0.75%포인트(p)로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