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유가증권시장 상장 앞서 온라인 기자간담회
김창학 대표 “폐플라스틱 등 신사업에 1조5천억 투자”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25일 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친환경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엔지니어링은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에 앞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단독 발표자로 나선 김창학 대표이사는 상장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추진 방향을 30분간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1600만 주를 공모한다. 1주당 공모 희망가는 5만 7900원에서 7만 5700원 사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가 상장을 주관한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오는 26일까지 진행하고 공모가를 최종확정한 후 2월 3일과 4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매매 개시 예정일은 2월 15일이다.
김 대표는 이번 공모구조에서 구주매출 비율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 “적정 유통 물량을 30%로 보고 있다”며 “현재 소액 주주들의 보유물량이 10% 수준이기 때문에 공모 수준을 20%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 2조 8000억 원의 현금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추후 신규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이 필요하지 않고, 향후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현재의 주주환원정책과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EED + EPC’ 수주 늘려 영업이익률 높일 것
현대엔지니어링은 엔지니어링 기반 글로벌 EPC 사업 역량과 국내 건축사업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10대 건설사 가운데 신용등급과 재무건전성이 준수한 수준이다.
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리스크를 엄격히 관리한 결과로 지난 10년 이상 꾸준히 영업이익을 달성한 EPC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프로젝트 수행 역량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현금흐름 우상향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주요 동종사와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내 건축사업 비중이 높은 동종사 대비 해외 플랜트 사업 비중이 높아서다.
이에 대해 김창학 대표이사는 “해외 플랜트 사업 지연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일시적으로 영업이이률이 하락한 것”이라며 “최근 몇몇 사업에서 손실을 보전받아 이익을 회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FEED 단계에서 위험을 파악해 EPC에서 보전받는 사업들이 늘고 있다”며 “FEED와 EPC를 함께 수주하는 사업을 늘려 영업이익률 회복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벌 EPC 시장에서 초기 단계부터 FEED에 이어 EPC까지 토탈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으로 청정수소 생산...초소형원자로 사업도 추진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친환경 프로젝트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창학 대표는 이를 위해 폐플라스틱 사업 등에 모두 1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우선 EPC 경험과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사업 분야를 확장한다. 이미 구축한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함께 친환경 트랙 레코드를 쌓아 그린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사업은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전기차 플랜트 및 수소 에코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 등을, 친환경 분야에서는 △CO2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 등을 각각 추진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직접 플랜트를 운영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향후 증가할 수소충전소, LNG 혼소 발전 및 연료전지발전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활용 수소 생산 사업은 운송과 저장의 용이성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소충전소나 산업용 수소 플랜트를 위한 암모니아 수소 전환 설비의 설치와 운영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암모니아 수소 전환 기술을 가진 선도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독점권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파일럿 테스트 및 상업화를 진행하고 사업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획득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건설에 나서 2024년부터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소형원자로(MMR) 사업도 주목하는 신사업이다. 탄소중립 정책이 확산되면서 탄소배출 없이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며, 기존 원자력 기술 대비 안정성이 높고 관리가 용이한 MMR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MMR은 모듈 형태로 디자인해 트럭으로 쉽게 운송할 수 있다. 이를 현장에서 조립해 사용하면 공기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MMR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USNC社와 협업을 진행해왔다. 최근 USNC社에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MMR 사업에 대한 EPC 독점권을 확보했다. 현재 양사는 캐나다에서 첫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 플랜트 운영을 개시할 계획이다.
LNG 및 신재생 발전소 운영과 발전소 EPC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높은 이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은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적고, 설비를 갖추고 나면 꾸준하게 현금이 창출되는 장점이 있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소각장 및 매립장 투자 및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 생산 사업과 연계를 통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자원순환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ESG 경영에 노력 지속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미래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집중 혁신 분야를 대상으로 약 60조 원의 투자 계획을 통해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현대엔지니어링의 미래 기술 플랜트 건설 역량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김창학 대표는 “코스피 상장 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 경영에 다방면의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과 디지털 신기술의 융합으로 지속가능성이 향상된 현대엔지니어링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앞세운 글로벌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다. 크게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 건축과 자산관리 부문 두 축으로 나누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7조 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