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금융 24~25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
차기 회장, 사외이사 선임, 배당 등 쟁점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4대 금융지주의 정기주주총회가 대거 몰린 ‘슈퍼주총데이’가 임박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금융지주사별로 신임 회장, 사외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사안들과 배당 이슈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진=각사 및 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진=각사 및 뉴스포스트 이해리 기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4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5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주총이 한 날 열리게 된다.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선임 안건 관심 집중


올해 금융권 주총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회장 선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대 걸림돌로 꼽히던 ‘법률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

함 부회장은 최근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행정소송 1심에서는 패소했다. 함 부회장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14일 서울행정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기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 효력은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로, 함 부회장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법적 제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최근 하나금융지주 주총 안건분석 보고서에서 법적 리스크를 이유로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에 반대표 행사를 권고한 점은 부담이다. ISS는 지난해 신한·우리금융의 이사진 연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실제 주총에선 해당 안건들이 모두 승인된 바 있다. 

하나금융 주총 안건에는 약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었던 김정태 회장의 특별공로금 50억 원을 별도로 지급하는 안이 포함됐다. 특별 퇴직금 안건이 의결된다면 김정태 회장은 보수액 24억 원과 별개로 퇴직금을 받게 된다.


KB금융, ‘노조 추천 사외이사’ 탄생 여부 주목


KB금융 주총의 관전포인트는 민간금융사 최초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여부다. 노조추천이사제는 사내 노동조합이 추천한 대표를 이사로 선임하는 제도다. KB금융 노조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왔으나 주주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불발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등 2명이 이름을 올렸다. 노조가 추천한 후보는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이다.

연초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KB금융에서도 노조추천 사외이사가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신한금융, 여성 사외이사 선임...2명으로 늘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주요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우선 신한금융의 경우 9년의 임기를 채운 최경록 이사가 올해 3월 주총을 끝으로 퇴임하면서 신규 사외이사로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가 추천됐다. 김 교수가 사외이사에 선임되면 신한금융 이사회에는 기존 사외이사인 윤재원 사외이사까지 여성 사외이사가 2명으로 늘게 된다.


ISS, 이원덕 비상임이사 반대 권고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개편을 안건으로 올렸다. 또 우리금융은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비상임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원덕 행장 내정자는 2020년부터 시내이사를 맡았고, 최근 차기 우리은행장에도 선임되며 이틀 뒤부터 행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다만 ISS가 이 내정자의 비상임이사 추천에 반대했고 기존 사외이사 4명에 대한 재선임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또 지주사 출범 후 성 다양성 제고를 위한 첫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한다.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 노성태·박상용·장동우·정찬형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도 올라와 있다.

아울러 각 금융사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한 만큼 배당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KB금융지주는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를 결정했다.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은 이달 31일이다. 주주명부 폐기는 보통 배당을 지급하기 위해 진행하는 만큼, KB금융의 분기 배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의 2021년도 당기순익은 전년도보다 27.6% 상승한 4조 4096억 원으로 ‘리딩뱅크’의 자리를 탈환했다. KB금융은 2021년 결산 컨퍼런스콜에서 배당성향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6.0%로 회복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분기 배당 정례화를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은 지난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처음 주당 150원의 중간 배당을 한 뒤 정관을 변경해 중간배당 기준일을 6월 30일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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