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中 공급과잉·단가 하락에 올해 적자 행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시 보조금 하락 우려
4분기 자산매각 등 상황 호전… 美·EU 시장 패권 유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계 경제를 호령하는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관세 폭탄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반도체 현지 생산, 망 중립성 폐기 등 국내 주요 산업계에 타격이 예상된 가운데, 각계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 (사진=한화솔루션)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 (사진=한화솔루션)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들여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태양광 시장을 장악하는 위기 속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 받고, 중국산 제품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IRA 폐지 혹은 축소가 거론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도 태양광 투자를 크게 늘린 가운데 공급과잉 영향으로 단가 하락 현상 또한 심화되고 있다. 올해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한화큐셀의 위기 전략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큐셀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410억원으로, 올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853억원, 918억원의 손실을 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개발자산 매각 및 EPC 사업의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분기 적자폭이 직전 분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위험 요인 ⓛ. 中 공급과잉·단가 하락


(사진=한화큐셀)
(사진=한화큐셀)

적자에 기여한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의 공급과잉이다. 한국무역협회의 '중국 공급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수 경제 침체로 정부 보조금을 받은 중국산 상품이 저가에 무더기로 수출되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우선주의 기조 하에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을 국가 차원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3대 신산업'으로 지정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태양광 산업에 1300억 달러(약 182조원)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중국의 모듈 생산능력은 1012GW로 이는 중국의 태양광 패널 설치량 240GW과 글로벌 설치량 413GW를 상회하는 규모다. 올해 모듈 생산능력 또한 1405GW로 공급과잉이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폴리실리콘 93%, 웨이퍼 95%, 셀 88%, 모듈 83%로에 달한다.

특히 공급과잉 현상으로 태양광 제품 단가가 하락하는 점이 큰 위험 요인이다. 폴리실리콘은 지난 4월에는 최저치인 7.7달러, 웨이퍼는 0.2달러로 1년 사이 75% 하락하며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증설도 예정되어 있어 생산능력 확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위험 요인 ②.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폐지 우려


미국 조지아 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 (사진=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 (사진=한화큐셀)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IRA 폐지를 시사하는 점도 리스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IRA가 대규모의 보조금을 전기차 확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태양광은 IRA의 수혜를 받은 대표 업종 중 하나다. 미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면 세액공제를 포함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화큐셀은 작년 1분기부터 영업실적에 IRA 세액공제 금액을 포함해 영업이익을 늘렸다. 세액공제 금액은 분기당 수백억원에 달한다. 또 한화큐셀이 조지아 주에 구축할 예정인 '솔라 허브'를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세금 감면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IRA가 폐지 혹은 축소될 경우 세금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한화큐셀의 대미 실적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 여기에 고금리로 인한 높은 차입 비용에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까지 악재가 겹치는 상황이다. 에넬, 큐빅PV, 헬리엔 등 기업은 공장 설립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늦추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다.


4분기 자산매각 등 상황 호전… 美·EU 시장 패권 유지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공장.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공장. (사진=한화큐셀)

다행히 4분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모듈 판매량 증가, 개발자산 매각 및 EPC 매출 증가로 4분기 흑자전환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워싱턴 주 소재 태양광 발전사업을 에너지 회사 PSE사에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화큐셀은 미국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각각 5년, 4년째 수성 중이기도 하다. 유럽은 회원국들이 인권을 중시하는 만큼 신장 위구르 강제 노동 논란이 있는 중국 업체가 성행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EU가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대폭 높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제품에 고관세 기조와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 규제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태양광 분야에서 중국과 직접 경쟁 관계에 있어 대중국 관세 부과는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와 연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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