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

다겸웃음심리연구소 정다겸 소장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2016년 병신년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혼용무도(昏庸無道)’,가 딱 들어맞는 참으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해를 맞아 교수신문에서 선정한 사자성어의 ‘혼용무도(昏庸無道)’, ‘혼용’은 말 그대로 ‘어리석다’는 뜻이다. '무도’는 덕을 베풀지 않는 포악한 정치, 그로 인해 조성된 암울하고 혼란한 정치 상황. 지금의 정국이 사자성어 그대로 딱 들어맞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광화문의 촛불은 여전히 8주째 이어지고 서민들은 허탈감과 분노로 도대체 웃음을 웃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웃어야 한다는 이가 있다. 그것도 활짝 커다랗게 소리를 내어 웃어야 한다는 이가. ‘다겸웃음심리연구소’ 정다겸 소장이 바로 그렇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녀의 삶의 철학이 그리고 그녀로 인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12월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그녀와의 약속을 시도하게 했다.

때 아닌 겨울비가 내린 탓일까. 도심의 거리는 차분했다. 여느 때 같지 않은 연말연시의 차분함이 느껴지는 오후. 찻집에 들어서는 순간, 그녀는 한눈에 들어왔다. 얼굴 가득 커다란 함박웃음이었다. 첫 만남에 저토록 환하게 웃는 이가 몇이나 될까? 미세한 긴장감마저 그녀는 순식간에 털어내게 했다. 어떻게 상대를 첫눈에 사로잡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모든 게 웃음이라고 말했다.

“웃음이죠. 웃는데 화를 내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정말 웃지 않아요. 올해 들어서 특히 사람들은 웃을 일이 없다고들 해요. 아마도 우울한 정국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이럴 때일수록 웃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스트레스, 우울증. 또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지 않아요. 물론 생활도 긍정적으로 되고요. 우리 한국웃음심리연구소에서는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주는 일을 해요. 생활상의 당면문제의 도움이며, 행동, 사고, 감정적 측면 등. 긍정적인 사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도와요.”

정다겸 시낭송 장면

그런 그녀가 웃음치료사가 된 것은 12년 전쯤, 장애인 이용시설의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때라고 한다. 원래 웃음이 많았던 그녀는 ‘웃음치료사’에 딱 어울린다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와 또 뭔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에 웃음치료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제 안에 들어있는 샘물처럼 솟아나는 웃음에 다양한 웃음기법을 버무려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싶었어요.”

그녀는 요즘의 짜증 난 정국에 대해서 또 취업난 청년들의 대해서도 소리 내어 웃으라고 한다. “그때그때 적절한 기분을 표출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그것이 오래 지속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어져 정신건강은 물론 몸의 건강까지도 헤치게 되지요.

 2014년 4월 세월호침몰 사고가 있던 해도 많은 국민이 우울한 상태에 오래도록 머물러 경제까지도 침체되었어요. 또 그것은 부정적인 파급현상으로 나타나고. 우울한 마음을 오래 가지고 있게 되면 불면증에 시달리고 무엇보다도 무기력해져서 일상적인 생활에까지 영향을 주게 돼요. 우울 탈출법 20가지 중에서 단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하하하 웃게 되면 먼지가 털려 나가듯 우울이 떨어져 나가게 되요.”

웃음전도사인 그녀에게도 어려움은 있다고 했다. 웃음교실에 와서도 도대체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란다. “그들은 웃을 준비가 전혀 안 된 사람들이죠.” 즉, 웃는 것도 어는 정도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웃음을 받아줄 수도 있다고. 반면, 생명이 꺼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되찾는 환우들을 보면 그녀는 모든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고. 이렇듯 12년을 웃음전도사로 활동해 온 정다겸, 그녀는 웃어야 행복하다는 게 삶의 철학이다.

슬플 때도 기쁠 때도.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가 아무런 아픔이 없는 사람으로 안다. 그렇지만 그녀도 나름 속 깊은 아픔은 있다. “세상 살면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있나요. 나름 그만그만한 아픔과 고통은 다 있는 거지요. 그것을 기쁨과 행복으로 돌려놓는 그런 기술이 필요한 거죠. 그래야 고통이 작아져요. 그리고 저 같은 일을 하는 분들은 기분이 우울할 때는 일을 못 해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 때는 만나는 날짜를 변경하여 좋은 기분을 줄 수 있을 때 만나요.

”제가 만나는 분들은 대부분 행복과 기쁨보다는 우울함과 슬픔이 더 많은 분들이잖아요. 제 것을 나누기 위해서는 행복이 충전되어 있어야 하지요.“

정다겸을 아는 많은 사람은 그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 웃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강사라고 부른다. 여기에 정다겸 자신은 끊임없는 호기심과 다양한 관심으로 더욱 재밌고 즐거운 삶을 만들어 가는 여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다재다능한 문인이기도 하다. 얼마전 그녀는 “무지개 웃음”을 출간했다. 시인과 웃음전도사가 어떻게 아우르느냐는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간단하다.

시인으로 등단한지도 벌써 5년이 되었어요. <무지개 웃음> 출간 뒤, 현재 시화전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웃음과 시는 닮은꼴이에요. 보세요. 웃음에는 소리가 있잖아요. 시도 운율이 있어요. 그래서 웃음소리로 사람들이 행복해하고요. 시낭송 하면서 혹은 들으면서 마음이 맑아져요. 한번 읊어볼게요.

 

무지개는 희망이라지요

정열적인 빨간 웃음

맛깔스런 주황웃음

명랑한 노란 웃음

편안하고 풋풋한 웃음

통쾌한 파란 웃음

고상한 남색 웃음

신비하고 우아한 보라웃음

 

두 팔 벌린 무지개 손짓 따라

곱고 고운 일곱 빛깔 웃음안고

새벽이 어둠을 삼키듯

웃음은 아픔을 끌어안습니다.

 

구름 뒤에서 얼굴을 내밀 듯

일곱 빛깔 무지개 웃음은

희망이요 행복입니다.

 

문학 활동과 함께 꾸준히  교도소와 호스피스병동에 웃음을 공급하는 정다겸 소장. 다가오는 2017년 정유년에는 그녀의 웃음에 전염된 대한민국이 활짝 갠 하늘처럼 청명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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