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저 같은 아이 더는 없어야”...고소장 든 양육비 피해 학생
[현장] “저 같은 아이 더는 없어야”...고소장 든 양육비 피해 학생
  • 이별님 기자
  • 승인 2020.07.0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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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저처럼 생활하는 아이들과 엄마, 또는 아빠분들이 셀 수 없이 많을 겁니다. 전 저와 같은 입장에 있는 아이들의 상황이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은 어려서 어른들이 이렇게 함부로 하고 상처받아도 되는 우리들이 아닙니다. (우리들이) 보호받고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7일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민우(14·가명)이 양육비해결모임 관계자들과 함께 자신의 친부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진=이별님 기자)
7일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민우(14·가명) 군이 양육비해결모임 관계자들과 함께 자신의 친부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진=이별님 기자)

7일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양육비해결모임(이하 ‘양해모’)에 따르면 이날 오후 중학교 1학년 남학생 이민우(가명) 군은 양해모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어머니와 이혼 후 양육비를 미지급한 친부가 고소의 대상이다.

고소장 제출 전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군은 “친부와 모르는 사람처럼 각자 살고 싶었지만, 어머니 홀로 양육하시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저의 친부가 이행하지 않은 양육비를 이행하라는 소송을 했지만, 이행 소장에는 ‘양육비 기각’을 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군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은 저의 친부인데 왜 저와 같은 아이들이 상처를 받아야 하는지, 양육비를 받기 위해 친부를 찾아간 어머니를 왜 주거침입으로 신고하는지, 왜 친부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군의 아버지는 올해 초 자신이 사는 집으로 찾아온 이군 모자를 주거침입으로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해모는 지난 2018년 11월 이혼 후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행위는 아동학대라고 주장하면서 아동학대 관련 집단 고소를 8차례 진행해왔다. 하지만 피해 아동이 자신의 친부를 상대로 고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군은 직접 인터넷을 통해 아동복지법 등을 찾아보면서 친부에 대한 고소를 준비했다.

이군은 “제가 찾아본 아동복지법에는 아동학대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복지, 정서적 발달 저해하는 신체, 정신, 성적 폭력, 유기, 방임 행위를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했다”며 “현실적으로 돈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하기조차 힘든 사회에서 양육비를 주지 않는 행위는 저희를 유기, 방임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자신과 같은 아이들이 더는 상처 입지 않기 위해 고소를 결심했다는 이군은 “저와 같은 입장인 아이와 엄마, 또는 아빠분들이 셀 수 없이 많을 텐데 우리의 상황이 모든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어려서 어른들이 함부로 하고 상처 줘도 되는 우리가 아니다. 우리가 보호받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전해졌다. 이준영 양해모 자문 변호사는 “한국에서 양육비를 현실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가정이 10가구 중 8가구다. 해외 어디를 가도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없다”며 “과연 국민성의 문제인지 아니면 제도적으로 문제가 된 것인지 다시 한번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법조인과 입법자, 법학자 모두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법전을 인터넷으로 찾아 고소장을 제출하는 현실이 됐다. 어떤 법 논리와 학문적 소재가 이 상황을 이해시킬 수 있는가”라며 “한국 사회에서 발전하지 못한 부분과 치부가 분명히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주길 부탁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민서 양해모 대표는 “친부는 책임과 도리를 다했어야 한다. 더는 양육비 미지급으로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을 두 번 버리는 잔인한 행위가 사라지길 바란다”며 “양육비 미지급으로 아이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지만, 형사처벌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히며 전했다.

한편 양해모는 이혼한 가정에서 비양육자가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행위를 형사처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국회국민동의청원을 진행 중이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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