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은 일상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다수의 사람들과의 접촉은 금지됐고, 가까운 가족들과의 만남도 줄어들었다. 그 중 직장인들의 근무 형태도 많이 달라졌다. 미처 준비할 새도 없이 시작된 재택근무는 1년이 지난 현재 어떤 평가가 내려지고 있을까.
안전과 워라밸 향상
취업포탈 잡코리아가 지난달 1월 직장인 8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택근무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41.5%는 재택근무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재직자 그룹이 80.3%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대기업(76.4%), 중견기업(70.7%), 중소기업(46.8%)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의 확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크루트가 지난 1월 직장인 937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효용성이 60.2%로 긍정적인 평가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이유로는 ▲출퇴근을 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41.2%) ▲일과 가정 모두 챙길 수 있다(25.5%) ▲여가시간이 확보돼 삶의 질이 향상됐다(20.2%)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11.5%) 등이 꼽혔다.
경기도 소재 IT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지난해 2월 말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노트북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전혀 영향이 없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 소요되는데 이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출퇴근 피로도도 줄어들어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영상 관련 기업에 다니는 B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그 전까지 재택근무를 하지 않았던 회사에서도 지시가 내려왔다. 전체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출퇴근이 불안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회사 대부분 직원이 영업직, 현장 기술직이라 재택근무가 활성화되지 않는 회사지만 사무직 직원에 한해 재택근무가 가능했다”고 답했다.
업무 집중도 낮고...고용불안까지
반면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의 불편한 점으로 ‘업무 집중도가 떨어졌음’(31.9%) 및 ‘일과 가정 생활이 분리되지 않아서’(27.6%)가 꼽혔다. 이 외에도 ‘의사소통 곤란’(27.3%), ‘근태관리 간섭’(10.2%) 등을 꼽았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C씨는 “팀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회의를 메신저나 전화, 혹은 화상 미팅으로 진행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직원의 안전을 위해서 재택근무가 시행되야 하지만 일의 능률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에 재직중인 D씨는 “재택근무로 인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졌지만 출퇴근, 집안일과 회사 업무가 구분되지 않으니 집중하기 어려웠다. 집에 혼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상 소음이 발생해 업무 진행이 힘들기도 했다. 특히 카페 이용이 어려웠을 때는 좀 더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직 워킹맘 P씨는 “아이가 6살이다 보니 재택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 못 하더라. 온종일 주위를 맴도는 아이를 피해 나만의 업무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딸을 옆에 앉혀 그림을 그려가며 업무를 봤는데 효율도 떨어지고 몸은 두배로 피곤했다”고 말했다.
또한 재택근무로 인해 고용불안을 느낀 직장인도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최근 재택근무 경험이 있는 여성 7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재택근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3.9%가 해고 및 실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재택근무 장기화로 임금감소 및 고용형태가 변화(31.5%)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75명 중 67명은 비정규직화됐고, 일부는 사직(2명)하거나 사직권유(1명)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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