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대면 회의 대신 집에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앞에 앉아 진행하는 화상 회의, 기업 홍보는 물론 채용 절차도 온라인으로 전환한 비대면 채용, 언택트 워크숍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들의 일상 풍경이 달라졌다. 

태어나면서부터 휴대전화를 접한 ‘포노사피엔스’들에게는 익숙한 온라인 문화이지만, 오프라인 중심의 문화 체계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는 매우 낯선 경험이다. 코로나19 시대의 근로 환경 변화는 세대별 격차를 낳고, 시니어들의 은퇴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면서 세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출퇴근 스트레스 해소, 삶의 질 향상 등 재택 근로의 장점에 주목하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 근로를 유지하자는 노동자와 의사소통, 형평성, 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사용자와의 갈등도 생겨났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나가기 급급해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느끼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길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각각의 입장 차이에 세대별·사용자/노동자 간의 갈등도 생겨났다. <뉴스포스트>는 경력관리 전문가인 이대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와 코로나 시대의 갈등과 개개인·세대별 경력관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실시간 온라인 강의 모습. (사진=이해리 기자)
실시간 온라인 강의 모습. (사진=이해리 기자)

-재택 근로 확산이 결국 근로자의 은퇴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고령 근로자의 경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2가지 측면이다. 재택 근로는 직무 수행상의 온라인 소통력과 이에 따른 기술적인 스킬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협업의 경우 온라인 협업 도구를 보면 문서 공유 툴로서 ‘Box, Sharepoint, Dropbox Business, Baidu Cloud Disk, 잔디, EZ드라이브, 나무기술, 사이버다임 등이 있으며 영상회의 툴로서 Zoom, Tencent conference, Ding Talk, Webex,  Microsoft teams, 홈피스, 말톡노트 비디오콜, 콜라보 X, 리모트미팅, KT비즈메카 화상회의 등이 있다.

또한 채널 활용 커뮤니케이션(협업 채널, 긴급 질문 및 가이드 탐색, 실시간 현행화, 사회적 팀 대화, 지식 공유 등)의 툴로서 Ding Talk, WeChat Business, Slack, Microsoft Teams, Basecamp, Hipchat, Google Hangouts, 액티브포스트, 티그리스, UCWORKS, 라인웍스,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문서 공유, 콘텐츠 작성, 과업관리, 의견수렴 등 직무상의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각각의 영역별로 협업 툴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 조직이 선택한 툴을 능숙하게 다루어 생산적인 협업을 유지해 나가야 하며, 이에 대한 스킬이 부족하면 은퇴 시기는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이와 반대로 연소자, 연장자 등 연령과 관계없이 또한 장애인, 경력단절의 구직자 또는 근로자라도 재택 근로에 필요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툴 사용 또는 직무역량을 갖춘다면 코로나19와 4차 산업의 환경에서 입직은 물론 근로 연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용자/노동자 간 갈등에 대한 질문이다. 재택근무 장기화를 찬성하는 경영진은 소수일텐데. 사용자/노동자가 모두 만족하는 근로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각 어떠한 준비와 자세가 필요한가?

먼저 근로자의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는 끝났다” 미네소타 대학의 ‘필리스 모엔’ 교수가 한 말이다. 글로벌 경쟁의 축이 노동과 자본에서 지식과 창의성으로 변경됨에 따라 개인의 창조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방식이 필요한 시대다. 현장에서 거대한 장비와 장치를 통해 도저히 재택 근로가 어려운 직종이나 반드시 대면해야 하는 직종이 아닌 이상, 재택 근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가 된 것이다.

또한 현재의 유연근무제에 따른 재택 근로는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이는 고용 브랜드(Employment Brand)로서 작용하는 시대다. 즉 핵심인재의 영입과 유지에 필요한 고용 브랜드로서 재택 근로의 필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목할 만한 변화이며 대세이다. 핵심 인재가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유연한 근로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근로자가 경영자와 협력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아름다운 노사문화가 될 것이다.

경영자 또한 근로자에게 경영 환경에 대한 투명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회사의 재정 상황과 경영상황을 근로자에게 투명하게 공개, 소통하여 재택 근로를 비롯한 근로환경의 변화를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노사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고객은 노사의 협력 정도를 보고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과 이로 인한 ‘기업 경쟁력’을 테이블의 중심축에 놓고 지속 가능 경영에 도움이 되는 근로환경 구축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과 이로 인한 영업이익, 순이익 감소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조직의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한 유연 근로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는 보편적인 경영전략으로 국경과 관계없이 확산하고 있다. 

이대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사진=이대성 교수 제공)
이대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사진=이대성 교수 제공)

-재택 근로의 생산성에 대해 전문가들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재택 근로가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업무 생산성에 있어서 재택 근로와 정상 근무가 큰 차이가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재택 근로의 생산성에 대한 입장은?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앞으로 5~10년 안에 전 직원의 50%가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는 “재택 근로는 말도 안 됩니다.”라고 언급을 한 바가 있다. 시대적인 흐름과 환경에 차이는 있지만, 재택 근로의 생산성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생산성의 경우 더처(Dutcher·2011)는 랩 실험(lab experiment)을 통해서 단순 업무(dull task)의 경우 생산성을 6-10% 감소, 창의적인 업무(creative task)의 생산성을 11-20%로 상승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안젤리치와 프로페타(Angelici and Profeta·2020)는 이탈리아의 한 회사에서 실시한 무작위 실험을 통해 재택근무 참가자의 결근일수가 미참가자에 비해 5.6일 낮고 생산성은 두 배 더 높다는 결과를 제시한 적이 있다. 

생산성 하락도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야후와 자포스는 2013년, IBM은 2017년에 재택 근로 제도를 폐지한 적이 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 연구에 따르면 사무실 근무자로만 이루어진 조직에 비해 재택 근로자가 섞인 조직의 생산성이 낮다는 보고서가 있으며,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벨기에의 경우 재택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이 사무실 근로자보다 1.9시간이 더 많았다. 네덜란드의 재택 근로자의 절반인 50%가 일요일에 근무했는데 이는 일반 근로자보다 38%가 높은 수치다. 

무엇보다 생산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건은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결과 중심의 성과평가 시스템의 구축이며, 다음으로는 효율적인 재택 근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온라인 소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재택 근로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데이터 저장과 보안 관리는 생산성의 필수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2020년 상반기 취업포털 사람인의 ‘직종별 재택 근로 실시 비율’을 보면 금융/보험(73.3%), 정보통신/IT(58.8%), 석유/화학(55.6%), 기계/철강(14.3%), 건설(20.8%), 제조(29.7%) 등으로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직무가 많은 업종이 재택 근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재택 근로는 재택 근로가 필요한 환경에서 그 필요성과 생산성이 향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 

나아가 국가별 재택근무 가능 일자리 비율은 미국은 37%(Dingel and Neiman, 2020),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유럽 국가는 약 24~32%(Boeri et al., 2020)이고 개발도상국의 경우 13%(Saltiel, 2020)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GDP가 높을수록 가능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의 규모를 기준으로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다국적기업에서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환경을 고려하여 반드시 재택 근로를 고려해야 하는 직무를 선택하는 것, 이것이 생산성 제고의 가장 본질적인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수직적 상하 관계, 보고 중심, 엉덩이 붙이기식 등 전근대적인 기업문화를 코로나 발(發) 재택 근로로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간단한 문제다. 앞에서 언급한 재택 근로는 근로하는 공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로하는 방식의 문제다. 따라서 재택 근로가 증가하는 것은 수직적 상하 관계보다는 필요하면 소통 관계로, 과정 중심보다는 결과 중심으로, 엉덩이 붙이기식보다는 생산성 기반의 업무 인프라 구축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또한 진보적인 변화를 거듭하게 될 것이다. 

이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라기보다는 경영의 주체를 공급자(생산자)와 관리자 측면이 아닌 수요자와 소비자 측면을 고려한 조직이라면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이미 경영관리시스템을 과거에서부터 적용하고 있는 대목이라 판단된다. 특히 4차 산업의 확산은 온라인상에서 매출, 고객 관계관리,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전근대적인 기업문화로서는 타이밍(Timing) 상 실시간으로 발생이 되는 고객의 욕구를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사진=이해리 기자)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사진=이해리 기자)

-재택 근로 확산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인 국내외 사례는?

기업 정보에 의해서 세부적인 정보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NHN의 경우 설문조사를 통한 의견 청취 및 개선, 원격근무 협업 툴인 Dooray 활용, 임산부 및 초등학생 이하 자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올데이 재택 근로’ 지원,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교육 진행을 통해 정착 및 생산성을 제고하고 있다. 성공 요인으로서는 경영진의 의지, 협업 툴 활용 및 보안 시스템 구축, 설문조사에서 나온 직원 의견을 제도 개선에 반영한 점을 지목할 수 있다. 이를 통한 업무 생산성 향상과 직원 만족도 및 조직몰입을 제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협업 툴로 웹엑스(WebEX)를 도입, 보안정책 개선 및 외부망 디바이스 접속 보안을 강화, 자료 유출 모노터링 체계를 구축, 실시간으로 업무 및 성과관리가 가능한 모바일 기반의 시스템(O! Works)를 도입, 재택 근로 효과성 검토 및 지원 필요사항 확인을 위해 구성원 대상 의견조사, 재택 근로의 생산성 향상-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1+3실험(1주 사무실 근무 + 3주 Office free)’을 통한 자율근무로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 리더의 일 관리 방식 변화 및 직무만족도, 구성원의 정서적 변화 등을 측정하여 생산성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인 램리서치매뉴팩처링코리아는 재택 근로자의 불필요한 출근을 방지, 재택 근로 이용률 제고를 위해 출근이 필요한 경우 최고 1일 전에 부서장 승인 후 안전보건관리담당자(EHS)에게 사전 안내를 하여 회사 방문기록을 철저히 관리, 대면 근무 최소화를 통한 비대면 근무 활성화를 장려, 소통은 이메일, 사내 메신저, Skype 등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업무 차질을 최소화, 재택 근로가 가능한 직군을 중심으로 높은 비율(70%~100%)로 재택 근로를 실시, 담당 부서장 및 안전보건관리담당자(EHS)의 확인 절차를 통한 불필요한 출근 차단,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소통 등 난제 해소 방안을 마련, 이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자문기업인 알서포트는 전 임직원이 성과와 결과를 함께 만들고 공유한다는 합의를 바탕으로 재택 근로를 정착, 이를 통한 업무 효율 증대에 따른 업무 생산성을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동 내의 제조 도소매 기업인 지비스타일의 경우 유연 근로제 시행 이후 3차례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시행,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의견 청취 및 근태 규정-지침을 개정, 네트워크 보안 강화 및 화상회의 인프라를 구축하여 재택 근로 직원 6대 수칙 신설 등 IT인프라 및 합리적인 제도를 구축하여 직원 만족도 및 업무 몰입도를 제고하여 경력단절 및 숙련인력 이직 방지로 기업 경쟁력을 향상하고 있다. 

-재택 근로와 유연근무제 등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앞서 구축돼야 할 것과 개선돼야 할 것은? 

조직은 안전하고 원활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확충과 유지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는 수시로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무기명 게시판, 설문, 실시간 등)하여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기능은 정기, 수시의 교육을 통해 제공하는 민첩성이 필요하다. 또한 무엇보다 재택 근로 도입에 따른 경영진의 정착 의지와 이를 위한 노사 간의 충분한 소통은 안정적인 제도 유지 및 정착에 필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개인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온라인 소통 능력, 근로자-관리자와의 역할 영역의 유연한 파괴(모든 근로자가 관리자 역할을 겸임), 기업 정보 유출 주의 및 보안 관리, 성과 위주의 직무수행’이 핵심 내용으로서 이 내용에 필요한 기능과 역량을 자기관리나 역량개발을 통하여 꾸준히 준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택 근로는 근로의 방법이다. 근로의 방법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의 노력과 역량이 요구된다. 

-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중국에 전해지는 말로 “황산(黃山)의 소나무들은 흙을 본 적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흙이 없는 절벽의 환경에서 비, 안개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수분과 삭풍, 태풍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혹독하게 성장을 해야 하는 환경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19와 4차 산업의 등판으로 인하여 우리가 겪게 될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강인한 정신력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지혜롭게 현재의 어려운 국난을 잘 극복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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