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표현 그대로 인사(人事) 시즌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매년 4분기가 되면 신경을 쓰지 않아도 신경 쓰이는 것이 승진이다. 직장인들의 영향력은 조직에서의 직위와 역할로 대신한다. 이것이 사내외 지인에게 영향력으로 작용하다 보니 매년 4분기가 되면 온 동네 직장인들의 한숨으로 하루가 마감이 된다.
이번 연재는 승진과 경력관리와 관계된 이야기다. 우선 역량에 대한 항목이다. [직급별 평가 역량(주인중 외, 기업체 역량진단 운영 실태 조사)]을 보면 임원은 전략-변화의 영역(사업 및 시장 분석, 비전 제시, 전략 계획 수립 등)이 무엇보다 요구되며 부서장 또는 팀장은 조직관리, 성과의 순으로 요구되고 있다.
[고성과자의 결정요인]을 보면 조직 환경, 직무 요건, 개인의 특징으로서 각각 조직의 경영 환경 이해, 직무상의 기능과 역할, 개인의 역량이나 지식 및 성숙한 태도가 요구된다. 즉 승진하려면 자발적인 역량개발을 통한 정보와 지식의 습득, 인간관계, 이를 통한 경영, 고객, 사업 분석 능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여기까지는 모든 직장인이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역량이다. 그러나 꾸준히 연속적으로 승진하는 사람의 핵심 노하우는 무엇인가? 이러한 보편적인 요소 외에 장기적으로 승진에 도움이 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먼저 핵심 콘텐츠(Contents)의 설정과 이에 대한 꾸준한 역량개발이다. 매우 중요한 대목으로서 대부분의 직장인이 놓치고 있는 영역이다. 해당 인물 즉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떠 올렸을 때 “그 인물이 조직 안팎에 미치는 핵심 콘텐츠가 무엇인가?” 이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김길동’ 그 사람은 ‘반도체 리소그래피 공정’ 전문가야” 이렇게 통해야 된다. 전문분야로서 ‘홍길동’ 하면 그들 대신할 수 있는 커리어 상의 콘텐츠(차별화가 가능한 전문 분야)가 바로 그 즉시 연상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명확하지 않으면 역할과 직위와 관계없이 승진과 이직에 있어서 조직과 시장(Market) 속에 존재하는 경쟁자와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현재는 초연결사회+언텍트(Untact)+4차산업이 더해진 비정형화된 변화의 시대이다. 플랫폼(Platform)화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는 분야별로 1등을 하는 전문가들끼리 뭉치게 된다. 즉 이것이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의 트렌드이며 이러한 세상에서는 해당 직장인의 콘텐츠가 승진, 영향력, 관계력에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 수는 2018년(통계청 최근 자료)의 기준으로 약 410만 개이며 근로자 수는 약 2,223만 명이다.
모두가 선수라고, 최연소 승진이라고 샤우팅(Shouting)과 웅변을 해도 “직업상 차별화된 당신의 콘텐츠는 무엇입니까?”를 물으면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수 있겠는가? 또한 이에 대한 전문성, 영향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협회, 학회, 연구, 개발, 출판, 학위, 학습, 전문교육, 외국어 등 허기지면 녹차 한잔 대하듯 꾸준히 역량을 개발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정말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 수년간 농축된 개인과 조직은 개인의 영향력을 역량개발에 두지 않고 학연, 지연, 사조직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즉 불손한 의도로 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문화는 작게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조직의 원인이 되며 크게는 지속가능경영의 동기요인이 될 수 있는 조직시민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에 부하 요소가 된다.
지금 이 글을 대하는 분들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다. “지금 당신의 상황은 어떠하십니까? Good people(좋은 인재) -> Right people(적합한 인재) -> Only people(유일한 인재)의 흐름에 충분히 대응을 하고 있습니까?” 이러다 보니 강 건너에 있는 경쟁사에서 비슷한 업무를 했던, 하고 있는, 앞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아도 승진 시즌이 되면 “‘딱’ 영향력이 있는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라는 것이 CEO(최고경영자), CHO(최고인사담당책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분야에 따른 콘텐츠 설정과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역량개발이 승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다음은 말이 많은 평판(Reference check) 영역이다. 평판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성격과 행동인데 이것으로 인하여 한직, 좌천, 해고, 대기, 배제되는 사례가 매우 빈번하다. 즉 “언젠가는 내 성격 때문에 한 번은 고비가 올 거야..”가 현실이 되는 형국이다. 그 성격, 그 행동 그리고 지나간 ‘그때의 사건‘ 때문에 팀워크, 상사 및 고객과의 관계에서 트러블메이커 또는 괘씸죄로 인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승진과 경력 관리상의 매우 치명적인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성과는 잊혀도 행동은 남는다”라는 말이 있다. 특히 직속 상사, 팀원, 중요 고객과의 관계는 승진 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평소의 언행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세 번째로 강조하고자 하는 영역이 바로 조직 외부와의 인맥관리이다. 이는 매우 중차대한 영역으로서 직장인들이 거의 놓치고 있는 영역이다. MBA(경영학 석사) 과정에서 꾸준히 수강생(직장인, 사업자)에게 질문을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완성도가 낮다. 급할 때 지인의 소개로 찾아가서 구걸하듯 만나는 관계가 무슨 인맥이란 말인가? 조직,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의 가치와 미래를 보고 10년간, 20년간, 30년간 꾸준히 이어진 관계의 계절 속에서 꽃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승진은 직위의 등급이나 계급이 올라간다는 말이다. 승진할수록 더욱더 강력한 외부의 세력에게 부탁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외부에 있는 강력한 세력들에게 비교적 타인의 도움 없이 직접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나만의 인맥이 없다면 직무상, 조직운영상, 사업상에 필요한 정보 수집과 업무상의 부탁을 누구에게 청할 수 있겠는가? 인맥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한 다리 건너면’ 원하는 목적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해당 조직과 관계된 협회, 학회, 언론, 관청, 경쟁사, 유명 인사 등 적법한 테두리 안에서 수년 또는 수십 년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인맥은 승진의 우호세력일 뿐 아니라 승진 이후 직무수행능력에 반드시 필요한 자양분이 된다.
인사권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상식이다. 그러나 승진 대상자 중 성과, 관계, 경력, 학력, 충성도 등 모든 평가요소가 비슷하다면 인사권자의 복심은 누구를 대상으로 장고(長考) 하게 되는가? 인사권자가 속한 조직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외부의 유력한 인사와 인연, 관계가 있는 내부의 구성원에게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딱 한 번의 전화 한 통으로 승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나는 열심히 일했고 누구보다 성과를 잘 내어 왔는데, 왜 승진에서 누락이 되었을까”의 이면에는 항상 꾸준히 인맥을 준비한 경쟁자가 있다는 사실!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세상이며 세상이 곧 사람이라고 한다. 즉 “어떠한 사람과 같이 미래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 것인가?”는 승진과 경력관리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족함이 없는 요소이다.
끝으로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다. “지금 여러분들이 승진 또는 어떠한 일을 도모하려고 할 때 1) 회사 밖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직접적인 인맥은 누구이며 2) 그 지인은 여러분들이 원하는 수준에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관계인가? 3) 또한 당신을 대신해서 당신의 요구 사항을 성실하게 대신할 수 있는 관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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