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대통령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
이대성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대통령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대성] 최근 필자의 지인인 모 다국적기업의 AP(아시아퍼시픽) 담당 최고 사업담당 책임자(Region business director)가 사내 해당 상품에 대한 BDM(Business development management) 포지션(Position)의 채용을 위해 이와 연관된 영업, 마케팅, BDM 업무의 경력자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유사한 이력을 확보한 지원자를 통해 검증을 한다는 것. 

필자는 이 내용을 듣고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와 연관된 이력을 소유한 분도 좋지만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를 채용 테이블(Table)의 중심에 놓고 이 직무에 대해 수행이 가능한 직무나 직종을 역으로 열거하면 다양한 지원자를 통해 최적의 적임자를 채용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었다. 바로 파생직무(경험한 일을 통해 직무수행이 가능한 직무 또는 직무의 종류)를 통한 채용 전략이다. 

2005년 필자가 헤드헌터 실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 모 기업에서 전자 부품 담당 세일즈 매니저(Sales Manager)를 찾고 있었다. 경쟁사 헤드헌터는 영업을 한 경력자를 추천했지만 필자는 해당 부품의 연구개발과 엔지니어의 경험을 보유한 사람 중 영업이 가능한 후보자를 추천한 경험이 있다. 첨단 부품에 대한 영업은 연구개발과 엔지니어의 경험이 영업을 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 때문이었다. 채용에 따른 결정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필자가 추천한 후보자가 최종 합격을 한 이후 현재까지 적응은 물론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유지해 오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자의 확산,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4차 산업의 영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새로운 상품이 나오는 시장에서 상품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신속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최초로 생산된 제품과 신기술들을 타인보다 먼저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 또는 사람)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증가할수록 조직에게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상품의 변화는 기술의 변화를 요구하며 기술의 변화는 조직 구성(사업부, 직군, 직렬, 직무)과 조직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경영기법을 요구하게 된다. 4차 산업은 업무의 인프라 환경이 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인해 투명화, 표준화, 고도화가 되면서 거의 모든 업종에 있어서 비즈니스의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게임, 미디어, 포털, 전자상거래, 유통, 가전, 금융 등의 업종들은 구인공고를 진행할 때의 직무와 채용 후 현업 배치 시 직무가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일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필자의 지인인 모 포털사이트의 인사 책임자는 “1년에 동일 직무에 따른 직무분석만 4차례 이상 진행을 한 경우도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비즈니스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직장인의 경력관리상에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바로 일(직무)에 대한 변화가 그것인데 그 원인은 주로 고객의 욕구, 경쟁사의 경영전략, 소속사의 경영방침에 의해서 나타난다. 

조금 더 깊이 설명하면 비즈니스 속도 증가에 따른 일의 변화는 크게 2가지 경우로 접근하면 된다. 하나는 현재 조직에서 계속 근로를 하는 경우와 또 하나는 이직을 하는 경우다. 

우선 현재 조직에서 계속 근로를 할 경우에는 2가지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하나는 “변화되는 직무를 어떠한 역량으로 감당하고 대응해야 하는가?”와 나머지 하나는 “일(직무)의 범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대응은 각각 현업의 직무 전문가와 인사(HR) 전문가를 통해 해당 직무가 요구하는 역량을 분석해 대응하면 된다. 일의 범위는 더욱 복잡한 문제로 주요 고객, 경쟁사 마케팅 또는 영업 담당자, 사내 경영전략(또는 기획), 사업담당자, 마케팅 담당자, 인사담당자와의 소통을 통해 밑그림에 대한 스케치가 필요하다. 

이직을 할 경우에는 파생직무(또는 파생직종)로서 "지금까지 경험한 일(직무)을 통해 어떠한 일(직무)을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소위 다음 직무인 ‘Next Job’으로 이를 통해 이직에 따른 직무(또는 직종)를 설정해 이직을 준비해야 한다. 이직에 따른 직무선택을 파생직무를 통해 설계해 나가는 전략이다. 

파생직무에 대한 사례는 업종과 직무에 따라 그 유형과 사례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언론에 노출되는 글로써 다루기 불가능하나 이러한 경력관리기법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현재의 비즈니스는 그 속도가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고, 또한 평생직장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이직에 따른 파생직무 설계는 직장인의 경력관리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강조하고 싶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