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순이익 전년比 33.9%↑...계열사 내 희비 엇갈려
비은행 몸집 키우기...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취임 2년 차를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 1등’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성장세를 보이며 반기 기준 처음으로 2조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앞으로의 업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하반기엔 위기대응 능력 제고뿐 아니라 비은행 등 계열사 경쟁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기 첫 순이익 ‘2조 달성’...하나은행이 실적 견인
함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14개 하나금융 계열사 중 업권 내 최고인 회사가 몇 개나 되는가”라며 “더 늦기 전에 보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2조 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거뒀는데, 이는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견인했다.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하며 계열사 내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1년 전보다 33.9% 증가한 1조 8390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비이자이익이 338.6%(4431억 원) 증가한 점과 효율적 비용 관리에 힘입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은행 실적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1조 6805억 원을 거둔 신한은행보다 앞섰으며, 가장 많은 순익을 낸 KB국민은행(1조 8585억 원)과는 195억 원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은 시장 악화 등에 따른 충당금 증가의 영향으로 상반기 1년 전보다 75% 급감한 346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하나캐피탈은 25.8% 감소한 1211억 원, 하나카드도 38.8% 감소한 726억 원의 순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나생명은 13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하나손해보험은 18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보험 계열사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리딩금융 도약하려면...‘비은행 부문’ 강화해야
KB금융·신한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 하나은행은 ‘비은행 강화’라는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전체 실적 내 은행 의존도는 91%로, 60% 대인 KB금융(62%), 신한금융(64%)에 비해 높은 편이다.
앞서 함영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재혁 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총괄(CSO) 상무도 “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약점 보완, 강점 극대화를 통한 그룹 가치 제고를 위해 비금융, 비은행 부분에 대해 M&A 투자, 신사업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최근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부동산PF 부실 우려...“지난해 하반기부터 리스크 관리 중”
금융권 전반에 불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론과 관련해서도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그룹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4조 6000억 원으로 증권과 은행이 각각 2조 4000억 원, 1조 3000억 원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유럽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절반이 오피스 빌딩이며 나머지는 물류센터와 호텔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성 하나금융 그룹리스크총괄(CRO)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에 있는 부동산과 관련해 정밀 점검을 실시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부실화 우려가 있는 투자 건에 대해서는 대주단이나 자산관리사와 긴밀하게 협의해 정상화 방안을 찾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부동산PF 규모는 그룹 전체가 약 7조 7000억 원이며 은행이 절반 정도 차지한다”며 “비은행 브릿지론에서 일부 부실이 발생하고 있으나 전체 충당금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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