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충남문학관 관장 / 작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필자가 운영하는 한국문인인장박물관 주변에 금년 식목일을 기해 홍송 몇 그루를 심었다. 단박에 수목으로서의 빠른 성장이나 늠름함을 고려했다면 스트로프잣나무나 이팝나무 등을 심었을 텐데 필자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
우리나라 재래종 소나무중에 홍송이 있다. 홍송을 가리켜 흔히 목수들은 적송(赤松)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적송은 나무 등피가 붉은 기가 감돌아 귀티도 나고 그 붉은 색깔로 인하여 부정한 재화를 막아주는 나무로서 목수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결이 곱고 부드러워 서각가들이 선호하는 소나무이다. 나는 이 나무를 심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노아가 방주를 건조할 때 셈의 자손들에게 건축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이 기술로 셈이 근동의 수메르와 앗수르의 건축물을 만들었다. 이후 아르박삿의 아들 가이난이 이 기술로 바벨탑을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이 기술이 도라를 통하여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까지 전해졌다.

아브라함은 소에 쓰는 도구를 목공을 지도하여 쟁기를 만들었다고 요엘서에 기록되어 있다. 목공 기술이 발전하여 금속기술로 전수되어 세계의 위대한 문명을 이룩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가구나 건축물에 사용되는 목재는 그 지역의 환경과 여건에 따라 성질이 각각 다르다. 느티는 느티대로, 행목은 행목대로, 괴목은 괴목대로 그 쓰임이 다르고 각각의 특질을 지니고 있다.

목재로 사용되는 여러 갈래의 외래종 나무도 많지만 우리나라에 자생하면서 한민족과 고락을 함께한 나무 홍송은 우리나라 안면도의 것을 제1급으로 친다. 이 나무가 생물학자들의 연구 끝에 재배되어 지금은 많이 식수된다.

내가 심은 이 나무가 50년, 100년 후에 맑고 깨끗한 모습으로 책상이나 건축물이 된다면 필자는 분명히 숨은 애국자가 아닐는지…….

이번 식목일은 큰일은 한듯하다.

이재인
소설가

전 경기대교수
충남문학관 관장
한국문인인장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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