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습니다.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각종 SNS를 타고 유권자에 전달됩니다. 대선후보의 SNS 발언이 좀 더 명확하고 깨끗하게 유권자에 전달되도록 돕기 위해 <뉴스포스트>가 20대 대선 특집으로 '대선후보 SNS 발언 검증대, 스낵 팩트'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팩트 평가를 위해 최종 판정은 법조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팩트체크 평가위원회'검토를 거칩니다.

[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별로 유권자가 궁금해할 만한 발언 1가지를 선정했다.

 

심상정 후보

"SMR(소형모듈원전), 경제·안전성 개선 없다"

2021.11.28. 페이스북

[검증 내용]

심상정 정의당 후보 (사진=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사진=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SMR(소형모듈원전)은 실체가 없다. 전문가들은 (SMR이) 경제성도 떨어지고, 위험성도 기존 원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의 말이 사실인지, SMR을 둘러싼 여러 논쟁들을 짚어봤다.

SMR 가능성에 주목, 세계적 투자 열풍

SMR(Small Modular Reactor)은 발전용량이 300MW 정도로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이 하나로 일체화됐다. 기존의 대형 원전(1000~1500MW)보다 작고(Small), 현장에서 하나로 조립하는(Modular) 원전(Reactor)이란 뜻이다.

SMR의 장점으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이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SMR의 장점으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이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우선 붕괴열을 식히기 쉽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은 당시 열을 식히는 냉각수 펌프가 지진, 해일로 중단돼 핵연료 붕괴로 방사능이 유출됐다. 반면 SMR의 경우 붕괴열이 작고, 일체형으로 만들어 열 냉각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형 원전의 약점이던 배관이 따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하나의 압력용기에 들어가 유출 위험이 낮다는 평가다.

더불어, 대형 원전보다 건설공기가 짧고 적은 부지를 활용한다. 건설 및 금융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다. 추가 건설도 용이하다. 쉽게 추가하지 못했던 기존 원전과 달리 전력 수요에 효율적 대처가 가능하다. 출력 조절이 가능해 유연성이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가능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SMR 투자가 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이 대대적인 SMR 투자 계획을 밝혔다. 탄소중립, 그린 인플레이션 등 환경 이슈가 대두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 찾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국내서도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경제·안전성 없고 상용화 어렵다” 반박도

하지만 SMR을 둘러싼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아직은 단점이 많고, 몇몇 장점도 결국은 상용화가 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선, 경제성에 대한 지적이 있다. 건설비는 저렴하지만 발전(건설) 단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SMR은 소형이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받지 못한다. 기술 발전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계속 하락하는 것을 고려하면 SMR이 경제적이지 않을 우려가 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7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 라마나(Ramana) 교수의 분석을 인용하며 SMR이 경제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에서 제공할 개발 및 건설비지원금(14억 달러)을 포함해도 SMR 건설 단가는 kW당 6,500달러이다. 가성비가 우수한 것으로 꼽히는 한국 원전의 건설 단가 3,000달러의 2배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통상적으로 원전 규모가 작아질수록 건설 단가는 높아진다. 이는 미국과 유럽이 지난 40년간 SMR 상용화를 위해 수십 조 원을 투자하고도 뼈 아픈 실패를 경험했던 결정적 요인이다”며 비판했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SMR의 LCOE(균등화발전단가)가 기존 원전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자료=한국원자력산업협회)

원자력단체들은 비판에 즉각 대응했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지난 7월 ‘SMR을 왜곡한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에서 LCOE(건설, 운영/유지, 해체, 폐기물처분비용 등 총비용을 고려한 발전 단가) 지표에 따르면, SMR은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뉴스케일사의 초도호기 SMR LCOE는 $55/MWh로, 미국 신규 대형 원전의 LCOE인 $81.65/MWh 대비 저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원자력단체들은 안전성 검증 또한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 고속로는 열을 물 대신 소듐으로 식힌다. 하지만 소듐은 공기와 수분에 노출됐을 때 폭발과 화재 위험이 크다. 실제로 1995년 일본 몬쥬 고속로 화재 사고가 있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16년 몬쥬 고속로의 폐로를 결정했지만 현재도 연간 약 2,000억 원의 운영비가 투입된다. 소듐과 함께 굳어진 핵연료를 외부로 꺼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홈페이지 갈무리)

에너지전환포럼은 SMR이 가진 분산적 특징을 지적했다. 분산형 전원을 표방하는 SMR이 각 지역에 산발적으로 입지한다면 그에 비례해 테러 또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보안이 필요한 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등 관리 비용이 더 높아질 우려가 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지난 5월 에너지전환포럼 주최 ‘중소형모듈원전(SMR)의 현실과 미래’ 세미나에서 “(SMR은) 피동형 냉각개념이 적용되어 천이대응이 늦는 특성이 있다”며 “노심출력 안정을 위한 보론, 제어봉 등 부하 추종은 입증이 필요하며, 신속 대응이 필요한 비상시 대응 지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SMR은 아직 투자 및 실험 단계이다. SMR이 상용화될 정도로 구체화돼야 경제·안전성 문제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코넬대 로버트 하워드 교수는 독일 국제방송사 독일의 소리(DW)에서 “소형 원전이 전통의 원전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아직 실험 단계일 뿐이고 실현 가능성 역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SMR 상용화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수출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9월 혁신형 SMR(i-SMR) 개발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하면서 사업 목적에 ‘수출을 위한 개발’이라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발표한 ‘탄소중립 산업·에너지 R&D 전략’에도 SMR은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결과]

판단 유보.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아직 SMR이 연구·개발 단계이고, 상용화될 정도로 구체적이지 않아 대립이 끝나지 않고 있다. 다만 현 상태로 보면 SMR이 불완전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제적으로는 건설 단가가 비싸다는 문제가 있고, 관리 비용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안전성 관련해서도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의 기술이고 주요국들이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를 늘린 것은 사실이다. 원자력 단체들은 기술 혁신으로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참고 자료]

전경련 SMR(소형모듈원전) 주요국 현황과 한국의 과제

소형모듈원전(SMR)이 기존 발전소를 대체한다? (뉴스톱)

SMR을 왜곡한 주장에 대한 팩트 체크 (한국원자력산업협회)

에너지전환포럼 보도자료

SMR의 진실 (그린피스)

세계가 주목하는 SMR, 한국 경쟁력은? (머니S)

빌게이츠의 소형 원전 실험…獨언론 "美전문가도 회의적“

탄소중립 산업·에너지 R&D 전략 –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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