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안동 추석선물 이삼걸 사장, 사전선거운동 의혹
영주권 소멸된 외국인 ‘불법출입 방치’로 영업정지 위기
기프트샵 가짜 명품 판매 알고도 늦장 대처
강원랜드 “부정청탁과 무관...의원실 보도자료 잘못”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강원랜드가 오는 10월 국감을 앞두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사면초가에 놓인 모양새다. 뉴스포스트가 관련 의혹들을 정리해봤다.

강원랜드 본사. (사진=강원랜드 제공)
강원랜드 본사. (사진=강원랜드 제공)

강원랜드 기프트샵 생로랑 가방...감정원 “가품”


강원랜드가 자사 기프트샵에서 가짜 명품을 판매하는 것을 알고도 늦장 대응해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지난 5월 자사 기프트샵이 판매하는 생로랑 브랜드 가방이 가짜 명품임을 확인하고 철수 지시를 내렸다.

그간 강원랜드는 해당 병행수입 업체와 지난해 8월부터 생로랑과 구찌, 버버리, 프라다, 발렌티노 등 제품을 판매했다. 강원랜드는 해당 업체가 수입·판매하는 제품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 대한명품감정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강원랜드 기프트샾에서 판매하는 명품 가방이 대한명품감정원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 (자료=구자근 국민의힘 국회의원실 제공)
강원랜드 기프트샾에서 판매하는 명품 가방이 대한명품감정원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 (자료=구자근 국민의힘 국회의원실 제공)

대한명품감정원은 지난 3월 생로랑 모노그램 케이트 클러치 제품이 가품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한명품감정원에 따르면, 생로랑 가품은 전체적인 디테일과 내부 각인 숫자, 브랜드 각인, 구성품 등이 모두 정품과 달랐다. 이후 강원랜드는 같은 달 다른 감정 기관인 한국명품감정원에 재감정을 요청했다. 한국명품감정원도 해당 제품이 가품이라는 감정소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4월에야 해당 기프트샵 업체에 영업중지를 통보했다. 실제 철거가 진행된 시기는 5월 24일이다. 강원랜드의 두 달이 넘는 늦장 대응으로 해당 기간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가품 소견을 받은 제품은 판매된 제품이 아니라, 강원랜드 자체적으로 진위 여부를 판별한 진열된 제품이었다”며 “해당 업체에서 제품을 산 구매자들에게 가품이면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통지했다”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접수된 14건의 제품은 모두 진품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에서 해당 업체가 지난해 강원랜드 직원의 부정청탁으로 입점한 곳이라고 하는데, 그 건은 화장품 악세사리 업체 입점과 관련된 부정청탁이었다”며 “의원실발 보도자료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삼걸 사장, 경북 안동에 추석선물...사전선거운동 의혹


26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강원랜드 2022년 명절 기념품 발송대장’을 분석한 결과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은 올해 추석에 회사기념품 65개를 경북 안동으로 보냈다. 전체 추석 선물 615개 가운데 10%가 넘는 건수다. 수령인들은 태백 6년근 홍삼 진액(시가 4만 8000원), 삼척 두메꿀스틱(시가 2만 7600원) 등의 기념품을 받았다.

지난 2018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북 안동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삼걸 사장.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북 안동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삼걸 사장. (사진=뉴시스)

경북 안동은 이삼걸 사장의 고향이다. 이 사장이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지역구이기도 하다. 강원 태백 등 폐광지역사회에서는 강원랜드 사장의 폐광지역 명절선물도 많아야 200개인 점을 고려하면, 안동지역의 65개는 많다는 지적이다. 

구자근 의원은 “이삼걸 사장이 안동지역에 홍삼과 꿀 등 선물 65개를 보내면서 수령자를 고객이라고 표기했다”며 “안동 출신이자 지난 총선에서 출마했던 안동지역에 선물을 보낸 것은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리조트 영업활성화를 위해서 안동지역 자문위원과 마케팅 홍보 담당자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리는 차원이었다”며 “전국적으로 보낸 추석선물에서 안동이 10% 이상 차지하긴 했지만, 관계자들에게 보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98차례 불법출입...퇴직자에 12억 상당 숙박권 제공도


지난 25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파라과이 영주권 효력이 소멸된 외국인 세 명은 6월부터 1년 동안 강원랜드에 98차례에 걸쳐 다녀갔다.

이를 적발한 문체부는 청문실시통지서를 통해 “강원랜드 업무 매뉴얼에 영주 자격 유효 확인을 위한 행정절차가 누락돼 사실상 1차 행정지도를 한 2018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위반행위가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문체부가 2018년 강원랜드에 해당 사안에 대해 한 차례 행정지도를 했음에도 외국인 불법출입을 방치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구자근 의원은 “2차례 행정지도를 통해 해외 이주자에 대한 출입관리를 강화하라는 지적에도 담당자인 카지노정책실장은 관련 매뉴얼조차 개선하지 않았다”며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경영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오는 30일 청문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청문회에서 질의와 대응책 등이 논의되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강원랜드의 방만경영 의혹도 있다. 26일 국회 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강원랜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하이원콘도 운영으로 142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하지만 해당 기간 천문학적 영업손실에도 강원랜드는 퇴직한 직원들에게 하이원콘도 무료숙박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강원랜드는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퇴직자 1926명에게 숙박 등으로 12억 5000만 원 상당의 복지를 제공했다. 

권명호 의원은 “강원랜드가 콘도 운영으로 천문학적인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자구책을 마련하기보다 퇴직직원에게까지 과도한 혜택을 제공했다”며 “콘도 수익률 향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 제공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앞서 감사원으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며 “이후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해당 복지를 중단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