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 HBM 제조 장비 'TC본더' 양산
SK하이닉스 공급해 '엔비디아 체인' 합류
'무보수 경영' 김동선 "R&D 확대" 주문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가 '3색 경영' 스타일로 경영에 나선 가운데, 반도체 장비 회사 한화세미텍에 무보수로 합류한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성과를 내고 있다. 


HBM 장비 'TC 본더' 양산해 SK하이닉스에 공급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본더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화세미텍은 고객사인 SK하이닉스의 퀄테스트(품질검증) 마지막 단계를 최종 통과해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한화세미텍이 HBM용 TC본더를 고객사에 실제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세미텍은 최근 고객사로부터 HBM TC본더 구매 주문(PO)을 공식 요청 받았다.  양산에 성공하면서 한화세미텍은 HBM TC본더 시장의 첫 물꼬를 텄다. 특히 이번 성과로 한화세미텍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NVIDIA) 공급체인'에 합류하게 됐다.

글로벌 HBM 시장은 AI 수요 급증에 따라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2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467억 달러로 1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세미텍은 2020년 TC본더 개발에 착수해 4년여 만에 양산에 성공했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플립칩 본더 등 기존 자체 보유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HBM TC본더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인 끝에 비로소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하며 '반도체 장비 전문회사'로 탈바꿈한 한화세미텍은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반도체 전후 공정을 아우르는 다양한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제조업 경영 뛰어든 김동선 "R&D 확대" 주문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이 지난달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5'에서 부스를 돌며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세미텍)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이 지난달 열린 '세미콘코리아 2025'에서 부스를 돌며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세미텍)

앞서 한화세미텍에 무보수로 합류한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세미콘코리아2025' 현장을 찾아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오직 혁신기술 뿐"이라며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세미텍은 전시회 기간 동안 TC본더 등 자체 보유기술을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TC본더인 'SFM5-Expert'의 외관을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3D Stack In-Line' 솔루션 등도 전시됐다. 3D Stack은 여러 개의 다이를 수직으로 쌓고 전도성 물질을 통해 각 다이를 연결하는 방식의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반도체 칩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어 고성능 반도체 제작의 필수 공정으로 여겨진다.

김 부사장은 당시 고객사와 협력사 외에도 경쟁사 부스 곳곳을 돌며 반도체 시장 상황과 기술 현황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세미텍은 한화비전의 100% 자회사로 그룹에서 제조업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기존 유통업 외에도 제조업 경영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행보를 넓힐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R&D 투자 대폭 확대'를 약속하며, 한화세미텍에서 보수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시장 진입의 첫 신호탄에 불과하다"면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톱티어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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