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 2℃ 상승 시 2050년까지 취약인구 수억 명 증가
온실가스 줄이고 탄소 배출량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급선무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앞으로 프랑스에서는 기차로 2시간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은 비행기 운항이 되지 않는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열차가 다니는 짧은 비행거리의 국내 노선을 없애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소비자협회에 따르면 비행기는 기차보다 저렴하고 손실 시간이 40분으로 제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객 1인당 평균 77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사는 경영난에 허덕이지만, 프랑스가 이러한 강도 높은 결정을 내린 것은 기후 위기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상황이 됐다는 것.
기후 변화 대응의 필요성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며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는 겨울 폭풍이 불고 유럽에는 평소보다 심한 한파가 닥쳤다. 사막 기후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21년 1월 기온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영하권을 기록하며 사막이 눈으로 덮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겨울철 강설이 강우로 바뀌고 눈이 오는 기간도 짧아지고 있으며, 지난해 여름에는 50일이 넘는 역대 최장 장마를 겪었다.
지도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나라도 있다. 남태평양 중앙에 있는 섬나라 투발루는 1999년부터 바다에 잠기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현재 9개의 섬 중 2개가 수몰됐으며, 삶의 터전을 잃은 투발루 사람들은 기후 난민이 됐다.
온실가스 배출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
유례가 없는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피해가 속출하면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느낀 국제 사회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세계 각국 정부는 1992년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배출을 제한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동의했으며, 우리나라도 1993년 47번째로 협약에 가입했다.
기후변화협약은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제3차 당사국총회를 열고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부여하는 구체적 이행 방안을 규정했다. 이후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었지만, 파리 협정은 참여한 195개 당사국 모두가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
지난 2018년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총회에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온도가 2℃ 상승할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 극한 고온이 발생하고, 호우 및 가뭄 증가 등 생태계와 인간계는 매우 높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특히 기후 영향과 빈곤 취약인구가 2050년까지 최대 수억 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보다 45% 이상 감축해야 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민들의 관심·참여 절실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해 실질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개념으로 넷제로(Net-Zero)라고도 부른다.
스웨덴, 영국,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헝가리 등 6개국은 탄소중립을 법제화했고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올해를 대한민국 탄소중립 원년으로 삼겠다”라고 선언했다.
지속적인 해수면 상승, 생물 다양성 감소, 에너지 고갈 등 지구의 변화는 명백히 인류에게 책임이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제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각국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뉴스포스트>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살펴보고, 탄소 중립을 위한 기술과 함께 개인이 할 수 있는 탄소 제로 실천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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