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충남문학관 관장 / 작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이재인] 구한말에 ‘아들이 장수하기를 원하면 충남 운산으로 보내고 돈 벌기를 원하면 홍성 천태리로 보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운산과 천태리는 예로부터 그만큼 부와 장수의 상징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운산은 깊은 골짜기이다. 사시사철 물이 풍족하니 재해가 없다. 그러니 가뭄이 들어 논다랭이에 물을 대는 문제 때문에 싸울 일이 없고 수량이 풍부하다 보니 자연히 소출이 많아서 사람이 너그러워 진다.
세상 사람들의 말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그러니 자연 남녀 수명이 늘어 80대 노인이 만만하다. 이름하여 ‘장수마을’로 선정되어 이를 듣고 찾아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명당골로 이름 높다. 초롱산이 버티고 봉수산이 옆을 막아주니 바람도 없는 마을로 옥토가 문전이다.

천태리는 운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무연탄 광산으로 유명해서 인부를 자청하는 노무자가 줄을 이었다. 광산이 있던 앞들에 백제시대에도 일만 가대가 살았다는 ‘만가대’는 이에 대한 단적인 증거다.
내 고장 자랑으로 귀결되니 꼭 고슴도치 제 새끼 자랑하는 것처럼 느껴져 민망하고 또 민망하다. 지금은 귀촌, 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데 어찌된 일인지 새 식구가 늘어간다는 소식은 깜깜하다.

인근에 황새공원도 있고 도서관, 문학관, 박물관도 버티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재인
소설가
전 경기대교수
충남문학관 관장
한국문인인장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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