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성 시인 (사진=신현지 기자)

[뉴스포스트= 신현지 기자] 32년간 목회의 길을 걸어 온 한 남자가 그 길에서 과감히 내려 시로써 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인간을 그려보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그 같은 생각을 담은 첫 시집을 발간했다. 32년간의 목회의 길에서 시인의 삶으로 인생의 진로 변경을 한 허종성 시인, <뉴스포스트>는 허종성 시인을 만났다.

 

-거기 있어-

품에 안겨 있고 싶은 거기

당신의 마음에다가 

한가로이 자리 깔고

고요하게 평화로운

여름밤 별빛 기대어

 

베개 할 무릎 빌리고

풀벌레 소리와 함께 심장으로 가고 싶소!

 

당신은 나의 집인 걸요

모진 바람도 쉬어 머무는

당신이 지어 놓은 집을 그립니다.

 

위의 『거기 있어』는 허종성 시인의 첫 시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허종성 시인은 자신은 작품 중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고 추천했다.

얼핏 읽어도 사랑의 고백시다. 그런데 이 시를 통해서는 목회의 길에서 시인으로 전환을 읽어낼 수가 없다. 시에 관해 좀 더 설명해달라는 말에 허종성 시인은 말을 아끼고 싶은 듯 “내 마음이 그리는 사랑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니 그간 짧지 않은 32년간의 목회자의 삶이었는데 왜 그 길에서 내려온 것이냐며 직설적으로 묻는 수밖에. 이 물음에 역시 허종성 시인의 답은 짧고 담백했다.

“절실하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큰 이유는 보통 이해하기 난해한 부분으로 종교 시스템에 몸담고 평생 종교지도자로 살아오면서 종교라는 부분에서 교리에 매몰된 한계를 알게 되었다. 21세기의 시대적 흐름이 종교의 시대가 아닌 징조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이미 서양사회 특히 유럽에서 먼저 불기 시작한 기독교의 몰락이 왜 생기기 시작했는지 실상을 이해한 것이다.

종교의 역할은 그 목적으로서 사람을 변화시키고 지구촌 인류의 의식상승, 곧 그리스도의 의식과는 먼 자신들만의 시스템 운영에 매달린 구태를 벗지 못하는 종교 상황인식을 나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거대한 종교 조직을 스스로 떠나는 과정이 자칭 조기 은퇴라는 형식을 빌린 것이다.”

종교가 교리에 매몰되어 있는 것에 한계점과 서양사회에서의 기독교 몰락이 왜 생겨나는지 그것을 알기에 목회의 길에서 내려왔다고 하는 그는 현재 청주시 고속 터미널 근처에 작은 힐링 연구소 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심리 치유사로서 또 영성 인으로서 영성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목회의 길에서 심리 치유사로 새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그 안에는 그리스도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해 있다. 따라서 그는 평생 가진 신조가 거룩한 그리스도 의식으로 그 의식을 고등단계로 높여나가면서 이웃사랑 실천이라고 한다. 진리에 봉헌하는 역할 수행이 고등한 의식의 열린 문 역할이라면서. 그리고 그가 말하는 그리스도 의식의 열린 문이라는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가 간직하고 인류에게 다가오신 그 마음 수준의 가능성(potential)을 보여주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강』을 통해 영성을 그리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허종성 시인, 그가 시인이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시가 동경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습관처럼 시를 쓰게 되었고 그것들이 모아져 시집 한 권이 분량이 되었을 때 마치 필연처럼 “문학 앤 문학”의 이재인 발행인을 만나게 된 것이 시인의 계기라고 했다.

이렇게 목회자에서 심리 치유사로 또 시인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앞으로의 계획은 자신의 삶이 그대로 시가 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즉, 시처럼 사는 사람이란 그리스도나 붓다를 닮아가는 삶이라는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면서. 그리고 지금보다 항상 더한 가능성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유미주의”를 추구하는 시인으로 남고 싶다며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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