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습니다.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각종 SNS를 타고 유권자에 전달됩니다. 대선후보의 SNS 발언이 좀 더 명확하고 깨끗하게 유권자에 전달되도록 돕기 위해 <뉴스포스트>가 20대 대선 특집으로 ‘대선후보 SNS 발언 검증대, 스낵 팩트’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팩트 평가를 위해 최종 판정은 법조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팩트체크 평가위원회’검토를 거칩니다.

[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별로 유권자가 궁금해할 만한 발언 1가지를 선정했다.

 

안철수 후보

"아르헨티나는 2018년 연금 지급을 2배로 올렸다"

2021.10.13. 페이스북

[검증 내용]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남미의 유럽이라 불리던 아르헨티나는 경제가 어려운 와중에도 2018년 연금 지급을 2배로 올렸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국가와 포퓰리즘 국가 중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를 포퓰리즘의 사례로 들며 국내 연금 개혁을 촉구하는 맥락이었다.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어려운 것은 맞다.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 '5대 부국'으로 꼽혔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 성장률이 급감하면서 선진국 반열에서 물러났다. 2001년과 2018년 두 번 외환위기를 겪었고, 수차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졌다.

지나친 화폐 발행으로 물가도 폭등했다.  IMF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은 2014년부터 38.4%→24.0%→42.4%→24.8%→47.6% 상승했다. IMF는 2018년 연례협의 결과보고서에서 아르헨티나에게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타개책으로 '정부 지출 감소'와 '공급 측면 개혁'을 처방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 촬영하고 있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사진=뉴시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 촬영하고 있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사진=뉴시스)

하지만 연금 지급을 두 배로 늘리진 않았다. 2018년은 오히려 '긴축 재정'을 주장한 마크리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절이었다. 마크리 대통령은 3대 경제개혁안(세제·노동·연금) 중 하나로 연금 개혁을 내놓았다. 연금지급액을 기여분과 분기별 인플레이션율과 연동하고 연금 수령 기간을 늦추는 안이었다. 개혁안은 2018년 통과됐지만 연금개혁에 대해선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이는 등 국민 저항이 거셌다.

안 대표가 언급한 사례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재임한 크리스티나 대통령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리스티나 대통령 또한 연금 지급을 두 배 올리진 않았다. 대신, 연금 지급 조건을 완화해 연금 수급자가 늘어났다. 연금 수급자가 2005년 360만 명에서 2015년 8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연금 수급자는 대략 2배 정도 늘어난 것이 맞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하지 못했다.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르헨티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하지 못했다.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2018년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원인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지난 10년간 굴곡진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이미 2018년 IMF 구제금융을 받았고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주요 채권단과 채무 재조정 협상을 하는 등 일부 부채를 경감했지만 아직 다 탕감하지는 못했다. 지난 6월에는 글로벌 주가지수인 MSCI 지수에서 아시아 및 중남미 시장이 포함된 '신흥시장'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국가 신용도 면에서 후진국으로 대우받는 셈이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안 대표가 언급한 2018년은 연금 개혁을 시도한 마크리 대통령 재임 시절이었다. 마크리 대통령이 발표한 개혁안에 저항해 시위가 발생하는 등 정치적 위기도 겪었다. 마크리 대통령 이전에도 연금 수령액을 2배 올리는 정책은 없었다. 다만, 크리스티나 대통령이 연금 수급 조건을 완화해 연금 수급자를 대폭 늘린 전례는 있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고, 포퓰리즘 국가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평가위원 의견 :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한다는 차원에서는 아르헨티나의 포퓰리즘 인용은 타당성 있음. 또한 시점이 틀리기는 했지만 지급 대상자가 대폭 늘어난 사실을 "지급 2배"로 표현했다고 해서, 사실을 완벽히 왜곡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음.

[참고 자료]

IMF 연례협의 결과보고서 (코트라)

아르헨티나 디폴트 기사 (이데일리)

마크리 연금개혁안 (매일경제)

아르헨티나 유동성위기 재연에 대한 IMF 구제금융 지원방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가오피니언

아르헨티나 MCSI 지수 탈락 기사

아르헨티나 채무 재조정 협상 기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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