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습니다.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각종 SNS를 타고 유권자에 전달됩니다. 대선후보의 SNS 발언이 좀 더 명확하고 깨끗하게 유권자에 전달되도록 돕기 위해 <뉴스포스트>가 20대 대선 특집으로 '대선후보 SNS 발언 검증대, 스낵 팩트'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팩트 평가를 위해 최종 판정은 법조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팩트체크 평가위원회' 검토를 거칩니다.
[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별로 유권자가 궁금해할 만한 발언 1가지를 선정했다.
이재명 후보
"문재인정부는 군사력을 세계 138개국 가운데 6위로 올려놓았다"
[검증 내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안보를 잘 지켜온 것은 오히려 민주정부이다”며 “문재인정부는 군사력을 세계 138개국 가운데 6위로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사실일까?
이 후보는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 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GFP는 우리나라의 군사력을 140개국 중 6번째로 봤다. 2020년 처음 6위로 올라선 이후 3년 연속 6위를 유지했다. 이전 정부에서는 2011년과 2015년 7위를 기록했지만 대체로 9~11위를 차지했다. 즉, 이번 정부에서 처음 6위로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GFP 순위가 신뢰할만한 자료일까? GFP는 “육지, 바다, 공중에 걸친 영역의 (핵을 제외한) 재래식 수단, 인력, 장비, 천연자원, 재정 및 지리와 관련된 50개 이상의 개별 요소들을 기반으로 잠재적인 전쟁 능력을 평가, 지수화하여 최종 GFP 순위 결과를 뽑아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동시에 “웹사이트의 자료는 역사적, 오락적 가치를 위해 제공되는 것으로 군사적 운용, 유지 관리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정보의 정확성, 안전성, 신뢰성, 최신성 등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미로 보는 오락적 요소가 강하다는 것이다. GFP는 상업 광고를 받고 있는 민간업체다.
실제로 군사력을 측정·비교하는 논문에서 GFP 자료를 인용하는 경우는 없었다. 대체로 국방비 기준의 차이를 나열하며 군사력을 평가했다.
제주평화연구원(JPI) 정책포럼에서 발간한 ‘북한 군사력의 평가와 한국의 안보정책 방향’ 논문은 “군사능력 측정에 있어 군사비투자 누계방법이 현실적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평가된다”며 “국방비는 요소 비용의 측면에서 인적⋅물적⋅조직적 구성요소의 총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군사력 측정에 군사비를 이용하는 것은 애초에 군사력 자체가 측정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국 군사력 평가 및 대응 전략(2006, 김태기)’ 논문은 “대부분의 선행연구가 단순 수량비교와 국방비 비교법으로 군사력을 평가하고 있었다”면서 “군사력 평가는 국가안전보장상 가장 핵심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모든 국가마다 고도의 보안장치가 강구되어 있고 분석에 필요한 자료수집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권위 있는 군사력 측정 기관으로는 IISS(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가 있었다. IISS는 영국의 민간 전략연구소로 매년 ‘Military Balance’ 보고서를 발간한다. 국방지출을 중심으로 각국의 군사력을 분석하는 보고서다. 하지만 GFP처럼 순위를 따로 매기지는 않는다.
남북한과 양안의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기초국력 비교(2019, 최창현) 논문은 “국방력에 관한 자료는, 영국 IISS의 Military Balance, 미국 CIA의 World Factbook, 스웨덴 SIPRI의 SIPRI Yearbook 등이 저명하고, GFP도 나름의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만 IISS의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면서 “전통도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매년 발간하고, 가장 상세한 내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GFP 순위가 가진 한계로는 먼저 핵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 있다. 우리보다 낮은 순위에 있는 10위권 국가들은 대부분 핵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30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등수이지만 핵을 포함하면 위치가 달라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즉, 재래식 전력으로만 평가한 순위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로는 군사 보안으로 인한 데이터의 부정확성, 군사력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질적 요소를 고려하지 못하는 점 등이 꼽혔다. 예를 들어 군함의 성능 구분을 하지 못하고 수량을 단순 비교하거나 NATO 등 연합방어와 같은 동맹 수준을 무시한 문제 등이 지적됐다. 또한, 데이터를 어떻게 집계하고 어떻게 순위를 산출하는지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도 신뢰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군사력 순위는 추산할 수 없지만 단순 국방비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10위 안팎이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2020 세계방산시장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방비 지출은 439억 달러(약 52조)로 세계 10위였다. 476억 달러인 일본을 바짝 좇았다. 무기수출은 10위, 무기수입은 7위로 대개 10등 안팎의 등수를 보였다. 다만 해당 순위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자료를 통한 것으로 군사력의 순위를 매긴 것은 아니었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이 후보가 언급한 6위는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자료를 기반한 것이다. 하지만 GFP는 오락적 가치를 명시한 민간업체로 공신력에 의문이 있다. 핵을 포함하지 않고, 군함의 성능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 등 여러 질적 요소를 무시해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학계 및 논문에서 권위 있는 기관으로 인용되지 않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군사 보안, 복잡한 변수 등 측정이 어려워 군사력 순위를 매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국방비를 기준으로 차이를 나열하는 등의 방식이 사용되고 있었다.
평가위원 의견 : 절반의 사실. 국가들 간 군사력을 비교할 때 핵무기 능력을 포함시키느냐 포함시키지 않느냐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고, 많은 경우 핵능력을 별도로 다루면서 비교하는 것이 관례임. 남북한 간 군사력 비교에서 핵능력 부분을 포함시킨다면, 군사력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짐. 한국은 심지어 핵무기 보요국인 이스라엘은 물론 파키스탄보다도 뒤처지는 군사력 보유 국가라는 의미가 됨. 만약 이재명 후보가 GFP에서 발표한 자료라고 인용했다면, 팩트에 기반 한 언급이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임. GFP라는 기관이 다소 본인들만의 기준에 치우친 순위를 매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재명 후보의 발언의 사실이 아니라고 할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고 판단됨.
[참고 자료]
2022 Military Strength Ranking (GFP)
The Military Balance 2021 (IISS)
북한 군사력의 평가와 한국의 안보정책 방향 (제주평화연구원)
한반도 주변국 군사력 평가 및 대응 전략 (2006, 김태기)
남북한과 양안의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기초국력 비교(2019, 최창현)
한국 군사력이 세계 6위?…프랑스·영국·독일 압도한 이유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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