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습니다.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각종 SNS를 타고 유권자에 전달됩니다. 대선후보의 SNS 발언이 좀 더 명확하고 깨끗하게 유권자에 전달되도록 돕기 위해 <뉴스포스트>가 20대 대선 특집으로 '대선후보 SNS 발언 검증대, 스낵 팩트'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팩트 평가를 위해 최종 판정은 법조계,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팩트체크 평가위원회'검토를 거칩니다.
[뉴스포스트=박재령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모니터링하고, 각 후보별로 유권자가 궁금해할 만한 발언 1가지를 선정했다.
심상정 후보
"상위 10% 연평균 1억8천만원 벌고, 하위 50% 연 천이백만원 번다"
[검증 내용]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지난 3일 토론회에서 “상위 10% 사람은 연평균 1억8천만원 벌고, 하위 50%는 연 천이백만원 번다”며 “우리나라 경제가 다시 오징어게임 식으로 가선 안된다. 불평등 심화가 아닌 불평등 해소, 녹색 전환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언급한 숫자는 지난 12월 발간된 ‘세계불평등보고서 2022(World Inequality Report 2022)’에 등장한다. 보고서를 발간한 세계불평등연구소(WIL)는 토마 피케티 등 파리경제학교 교수들이 속해 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학자 100여명이 참여한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를 근거로 하며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상위 10%는 1인당 15만3200유로(약 1억7850만원)을 벌었고 하위 50%는 1만600유로(약 1233만원)을 벌었다. 상위 10%의 1인당 소득이 하위 50%보다 약 14배 많은 것이다. 비율로 따지면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46.5%를, 하위 50%는 16%를 가져갔다.
보고서는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 심각한 편이다”라며 “1960~1990년대 급격한 산업화 및 발전과 함께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상태의 규제 완화와 자유화가 같이 왔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소득 불평등이 세계 평균보다 심하지는 않았다.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52%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46.5%보다 높은 수치다. 세계 하위 50%는 전체 소득의 8.5%만을 가져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미국 등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소득 불평등을 보였다.
경제 규모가 비슷한 나라 중에선 불평등이 심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콕집어 “한국 성인 인구의 평균 소득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3만3000유로(약 3843만원)으로 부유한 서유럽과 비슷하지만 불평등은 서유럽보다 높고 미국에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50%보다 14배 많았지만 프랑스(7배), 이탈리아(8배), 영국(9배), 독일(10배) 등 서유럽 주요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소득 격차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는 보고서 출간 직후 이에 반박했다. 보고서 수치가 과장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2세계불평등보고서 보도 관련 보도설명자료>에서 “해당 보고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과 같은 한국의 복지제도, 누진적 소득세제 등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공적이전지출, 조세 등의 효과가 반영된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는 한국 상위 10% 소득이 하위 50% 소득의 2.1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소득불평등 관련 지표 해석 시에는 시장소득, 가처분소득 등 다양한 기준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며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는 프랑스 7배→1.8배, 이탈리아 8배→2배, 독일 10배→1.8배, 영국 9배→2.1배 등 수치가 달라진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계불평등보고서는 방법론(Methodology)에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 추정치는 개인 소득 및 부유세 이전에 해당하는 것이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국세청 자료로는 보고서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2019년 통합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가 차지하는 통합소득(근로소득과 사업소득, 금융소득, 임대소득을 합친 소득)은 전체의 36.57%를 차지했다. 세계불평등보고서보다 낮은 수치다. 근로소득으로 한정하면 31.13%로 더 내려간다.
OECD 통계로도 마찬가지다. OECD는 불평등을 측정하는 척도로 다양한 지수를 사용한다. 그중 ‘팔마비율(가계 소득 상위 10% 인구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 인구의 소득점유율로 나눈 값)’을 보면, 우리나라는 1.4로 OECD 36개국 중 10위였다. 상위권이었지만 세계불평등보고서에서 우리나라보다 소득 격차가 심하지 않았던 영국이 1.6으로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높았다. 팔마비율은 값이 클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검증 결과]
절반의 사실. 심 후보가 언급한 숫자는 세계불평등보고서 2022에 등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상위 10%는 1인당 1억7850만원을 벌었고 하위 50%는 1233만원을 벌어 약 14배 정도의 소득 격차가 났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보고서가 기초연금과 같은 복지제도, 누진적 소득세 등이 반영되지 않아 불평등 측정의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국세청 자료나 OECD 자료 등에서 보고서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심 후보 발언의 근거가 되는 보고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찬반이 갈리고 있으므로 ‘절반의 사실’ 판정한다.
[참고 자료]
World Inequality Report 2022 (WIL)
“상위 0.1% 한해 소득, 하위 628만명 합친 것보다 많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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